지난해 한미캐피탈과 舊리젠트종금이 인수 경쟁을 벌여온 전은리스가 결국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이에 따라 ABS의 발행 등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던 전은리스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그러나 리젠트종금을 합병한 동양현대종합금융이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나머지 채권을 인수할 의사를 버리지 않고 있어 전은리스가 생존할 수 있는 한가닥 희망이 아직 사라지지는 않았다.
22일 리스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전주지방법원은 전은리스의 파산을 선고하고 문현주씨를 전은리스 파산관재인으로 선임했다. 또한 파산선고와 함께 재산권 보존처분 결정을 내려 향후 모든 자금 집행을 관재인이 통제하게 된다.
전은리스는 지난 99년 사적화의를 추진하면서 지난해 3월 한미캐피탈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매각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리젠트종금이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한미캐피탈과 리젠트종금의 감정적인 대립이 시작됐다.
당시 전은리스 최대 채권자인 조흥은행은 전은리스의 파산신청을 전주지방법원에 신청해 논 상태였다. 이후 최대 채권자가 된 리젠트종금은 지난해 말 파산속행 신청을 했으며, 한미캐피탈도 전은리스의 파산속행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은리스는 2년간의 인수 공방의 해결을 보지 못하고 사라질 운명에 처하게 됐다.
그러나 전은리스가 다시 살아날 한가닥 희망은 남아있는 상태다. 당초 전주법원의 파산선고가 없었다면 동양현대종금은 지난 19일 실사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이 실사를 통해 전은리스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한 이후 적정한 가격에 한미캐피탈 등의 채권을 인수한다는 계획이었다. 동양현대종금은 법원의 파산선고로 실사를 시작하지 못했으나 법원의 허가를 받아 조만간 실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동양현대종금 관계자는 “파산선고를 받았으나 전체 채권자의 동의를 얻으면 파산을 무효화할 수 있다”며 “법원의 허가를 받아 실사를 실시한 후 적정가격에 기타 채권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산선고를 받은 후라도 채권자 전체의 동의를 받으면 파산 자체를 무효화 할 수 있으며, 채권액 3/4 이상, 채권자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강제 화의를 진행할 수 있다. 따라서 전은리스 입장에서는 동양현대종금이 실사 후 기업 존립에 대한 의지를 갖고 채권단과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면 생존할 수도 있는 상태이다.
김성욱 기자 wscorpi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