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알리안츠제일생명이 유사보험시장 잠식과 관련, 정부의 대응책 마련을 적극 건의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하지만 재경부와 알리안츠측의 기본적인 시각이 달라 적절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유사보험문제가 다시 도마위에 오를 전망이다.
알리안츠제일의 이번 항의는 삼성 등 생보 빅3 중심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국내 생보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이 이달 초 재경부에 유사보험과 관련된 법 개정을 검토해줄 것을 강력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안츠생명의 임원들이 재경부 보험 관련 부서를 찾아 유사보험의 시장 침투에 우려를 표명, 정부가 여과 장치를 마련해 줄 것을 적극 항의했다는 것.
이러한 알리안츠제일의 움직임은 시장 확대를 위한 특단의 조치로 분석된다.
생보시장에서 4%(수보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알리안츠제일이 75%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빅3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유사보험 시장은 걸림돌이다.
국내의 경우 국·민영보험이 공존하고 있는데 비해 본사가 위치한 유럽의 경우 두 보험이 엄격히 구분돼 발생하는 문화적인 시각차도 한 요인이다.
또한 알리안츠 생명은 세계적으로도 국·민영보험이 공존하고 있는 곳은 국내와 일본 등 몇 개 나라에 그치고 있다며 납듭할 만한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이로인해 알리안츠는 그동안 간접적으로 주무 부서에 유사보험 관련법 개정을 강력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유사보험문제는 관련법이 개정돼야 하고 유사보험 판매 기관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보여 시간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정부에서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측에서도 유사보험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단기간에 새로운 대안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반면 삼성, 교보, 대한생명 등 빅3사들은 느긋한 입장이다. 독점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유사보험의 시장 잠식에 굳이 나서 정부의 미움을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우체국, 농협, 수협, 신협 등의 국내 유사보험 시장 점유율은 생보사 전체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이미 30%에 육박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올해들어서만 유사보험시장이 금액으로 5조원이 넘어섰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