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카드자회사 설립 관련 4개 은행과 카드자회사 역할을 이원화시키는 방안을 제시, 업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빛, 평화, 경남, 광주 등 4개 은행이 수행하고 있는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업무는 이들 은행이 그대로 유지하고 카드자회사는 상품공동개발 및 마케팅 등 종합적 전략 수립만 담당한다는 것.
우리금융그룹이 제시한 이 안은 4개 은행의 카드업무 통합후 카드자회사로 가는 과도기상에 도출된 플랜으로 보인다.
4일 은행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이 신용카드 업무 통합의 범위 및 구체적인 방법을 결정하는 단계에서 카드사업 수익의 70~80%를 차지하는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업무는 4개 은행이 계속 유지하고 상품개발 및 마케팅은 자회사가 수행하는 식의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안은 신용카드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을 카드자회사에 넘기지 않는 형태로 ‘알맹이’ 없는 카드자회사 설립이라는 비난을 받을 여지가 있다.
우리금융그룹이 이 같은 대안을 마련한 데는 4개 은행의 누적손실분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4개 은행은 1조 5000억원의 누적손실분을 보유하고 있는 데 이를 보전하기 위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문이 카드사업이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은행 수익의 약 30%정도를 차지하는 ‘노른자위’ 카드사업을 떼어낸다는 것은 4개 은행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다. 또한 카드자회사가 설립될 경우 수익분에 대한 법인세 문제도 카드업무 이원화의 배경으로 작용한다. 현재 4개 은행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상태이기 때문에 법인세에 대해 ‘면죄부’를 받고 있지만 카드자회사가 설립이 되면 무조건 수익에 따른 법인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카드자회사 설립에 관해 근본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표출하고 있는 노조와의 관계를 의식한 것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
오는 12월 있을 한빛은행 노조원장 선거에 출마하는 3팀 모두 카드자회사 반대를 제1공약으로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우리금융그룹이 제시한 카드업무 이원화 체제는 카드자회사도 설립하고 4개 은행들이 수익사업은 그대로 유지하는 셈이라 노조와의 마찰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지선 기자 fnzz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