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번 발표에도 불구하고 금고업계에서는 지점설치 허용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그동안 금융당국이 신용금고의 활성화를 위해 내세운 정책들이 ‘립서비스’로 끝난 경우가 많아 이번 지점설치 기준 완화도 이와 동일한 시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금융당국에 대한 금고업계의 불신의 벽이 높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오는 10월 시행된 이후 지점설치가 가능한 금고는 전국 120여개 금고중 20여개사에 불과하다. 서울지역에서는 제일, 푸른금고 등 6~7개 금고가 지점을 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금고가 이번 발표에도 불구하고 신규지점 설치를 위한 검토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당분간 검토에 착수할 계획도 없는 금고가 다반사다.
이는 신규영업점에 대한 필요성 및 능력이 없기 때문은 아니다. 대부분이 추가 영업점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원하면서도 과연 인가가 날 것인가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지점설치 요건을 갖추어도 신청시 반려되면 결국 허사로 끝난다.
금고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는 설치기준이 없어서 지점 신설을 못한 것은 아니다”라며 “자의적 해석부분이 폐지됐지만, 아직 당국의 명확한 뜻을 모르는 상황에서 앞서서 검토작업을 하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금융당국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것이 금고업계의 시각이다. 이는 금고업계와 금융당국이 서로에 대해 믿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일부 부정을 저지른 금고를 전체로 해석, 규제를 풀어주는 데 인색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금융당국이 금고업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私금융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사금융의 폐해를 은행권에서 해결해 줄 수는 없는 상황으로, 결국 신용금고 등 서민금융에서 이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금고에 대한 인심이 후해졌다(?)는 것이다.
금고업계와 금융당국이 서로를 믿어야만 진정으로 서민을 위한 건전한 금융기관을 거듭날 수 있다. 서로가 믿음을 주고, 믿을 수 있는 관계회복이 절실해 보인다.
김성욱 기자 wscorpi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