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외국계 기관과 투자가들의 증권주 거래가 대폭 늘어나고 있어 그 의미와 대상 증권사, 거래규모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인 시황산업중 하나인 증권사는 그 자산가치 및 수익성과는 달리 그동안 타금융권에 비해 매우 저평가됐다. 따라서 외국계 기관과 투자가들의 관심도나 거래규모도 매우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외국계 기관과 투자가들은 지난해에 비해 3배에 가까운 증권주 거래량을 보이고 있으며 순매수도 대폭 늘어나고 있다. 또한 국내 증권주에 대한 외국계 기관들의 가치평가도 날마다 새롭게 변하는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증시악화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외국계 기관과 투자가들의 증권주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례로 지난 9월 7일까지 CSFB 메릴린치 WI카 자딘플래밍 등 주요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국내 증권주는 총 5000만주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차례 자사의 하우스뷰를 통해 국내 증권주의 장미빛 전망을 예상한 CSFB의 창구는 최근까지 1863만주의 증권주를 순매수해 외국계 증권사 창구중 1위를 차지했다.(표참조) 또한 외국인들의 투자 대상 증권사로는 굿모닝 삼성 대신증권 순으로 나타났으며 약정규모로는 단연 삼성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기관의 공격적인 증권주 매수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골드만삭스의 대우증권 지분 매집에 이어 지난 2일에는 자딘플래밍이 대신증권의 지분 5%정도를 매집해 주요 주주로 올라서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외국계 기관과 투자가들의 관심이 국내 증권산업 구조개편과 맞물려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즉 이미 외국인들은 증권산업 구조개편이후 증권주의 상승과 발전 가능성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 이는 외국인들의 투자 대상 증권사들을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외국인들은 대부분 투자처가 삼성 대신 현대 대우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에 치중해 있다.
국내 증권산업 구조개편과 관련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이 이들 대형증권사라는 것을 감안하면 외국인들의 이들 증권주에 대한 순매수는 향후 상승 및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치를 의미한다는 것이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전문가는 “외국인들의 시각으로 보면 국내 증권산업 구조개편이라는 거대한 작업은 향후 국내 증권주에 대한 상승과 발전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업계 구조개편 작업이 이미 시작 단계에 와있기 때문에 올해들어 외국인들의 증권주 거래량이 대폭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외국인들의 증권주 거래량 증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는 외국인들의 거래가 국내 시각으로는 아직까지 단기투자 또는 투기목적의 의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증권산업 구조개편이 당국의 미흡한 행정처리와 고질화된 국내 증권사 영업환경에 의해 지지부진해지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외국인들의 시각처럼 증권주에 대한 미래 청사진이 만들어지기 어렵다는 것도 그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계 기관들이 국내 증권주에 대한 미래가치를 높이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시장상황과 구조개편 과정에 따라 무의미해질 수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오히려 국내 증권산업이 외국인들 때문에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주요 증권사 외국인 순매수 현황 >
(9월 7일 기준)
/ 증권사 / 창 구 / 순매수
/ 삼 성 / CSFB / 187만주
/ / 메릴린치 / 154만주
/ 대 우 / 워버그 / 554만주
/ / 메릴린치 / 173만주
/ 현 대 / CSFB / 596만주
/ 현 대 / WI카 / 343만주
/ 대 신 / CSFB / 297만주
/ / CLSK / 158만주
/ 굿모닝 / CSFB / 742만주
/ / 자딘플래밍 / 334만주
임상연 기자 syl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