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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G, 현대증권 인수 의지 있나 없나

김태경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09-02 17:48

“가격시비는 경영보다 단기차익노린 속셈” 관측

현대증권 가격인하 불가 방침…정부 입장 주목



2년에 걸쳐 진행돼 온 AIG와의 현대증권 매각 협상이 현대증권 신주 발행가격 결정에서 또 꼬였다. 10% 룰을 정말 몰랐는 지가 초점이 되더니 이젠 7000원이 아니면 상황 끝이라고 외신까지 동원해 배짱을 부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증권관련 현대 3사에 대한 AIG컨소시엄의 인수 의향이 과연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현대증권 신주 가격을 놓고 AIG가 협상 철회를 운운하는 것은 결국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현대증권을 싼 값에 인수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외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는 속내가 드러났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AIG컨소시엄이 신주 가격을 낮춰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현대증권 지분율을 그만큼 높여 매각가격을 올려보겠다는 속셈으로 추정된다”며 “지분율이 높다는 것은 추후 매각이 보다 원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업계는 AIG컨소시엄과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미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증권 및 한투 대투증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정부출자 기관으로 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정부는 AIG와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불가피하게 현대투신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어 자연스럽게 현대투신은 정부 출자기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모 투신운용사 사장은 “흔히들 공적자금을 투입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제3자에게 매각하면 된다고 보고 있지만 문제는 공기업이 된 순간부터 기업가치는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공적자금 투입은 엄청난 규모의 자금부담도 문제지만 사태의 해결이 아니라 해결을 미뤄 놓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AIG와의 매각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AIG컨소시엄이 현대증권 신주가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AIG와의 협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업계 시각대로 AIG가 현대증권을 인수할 의지가 있다면 굳이 신주가격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것. 이미 결정된 현대증권 신주가격대로 인수하더라도 차후 현대증권 경영정상화를 통해 당초 자신들이 요구했던 인수가격을 회복하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AIG가 계속 신주가격에 집착하는 것은 단기 시세차익 확보를 목표로 가능한 싼값에 현대증권을 인수하든지 아니면 그만이라는 의도로 볼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AIG는 현대증권에 4000억원을 출자하면서 이를 현투증권 유상증자 대금으로 사용키로 하면서도 현투운용 지분은 보유하기를 꺼리는 등 출자관계를 단순화하려는 것도 현대증권을 재매각하려는 의도를 상당부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AIG측은 협상 과정에서 현투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현투운용 지분중 34%를 현대증권이 매입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추진해왔으나 협상 최종 과정에서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AIG가 현대증권의 지분 관계가 복잡해지면 재매각 작업이 힘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AIG의 태도는 국내에서 투신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현대투신의 영업망이 절대 필요하지만 현대증권을 끝까지 끌고 가기에는 향후 증권사 합병 등 적지 않은 부담을 져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현대증권은 30일 홍완순 사장의 명의로 신주발행가격에 대한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발행가격 변경으로 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는 일은 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신주 발행가 조정 의사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함에 따라 AIG와의 외자유치 협상은 점점 안개속으로 들어가는 양상이다. 정부 또한 10월말 본계약 까지 AIG가 주장하는 신주 가격 조정 등의 문제에 대해 AIG측과의 협상을 벌이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정부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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