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택 외환은행등 시중 10개 은행들이 지난달 28일 국세청에 조흥은행과 농협이 주류 구매카드 결제를 독점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내용의 질의서를 보냈고 국세청은 타 은행도 주류구매 결제에 참여할 수 있음을 밝혔다.
이에 10개 시중은행들은 지난 10일 자체 주류 구매카드공동망 은행협의회를 구성하고 금융결제원 VAN을 이용, 주류구매 결제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단말기 및 시스템 제조업체로는 엔젤넷이 선정됐고 이동통신회사는 SK 011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조흥은행이 두번의 공식 입찰을 통해 결제사업자로 선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 10개 은행이 주류구매 시장에 참여하려는 데는 주류 업체들의 민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주류업체들은 주류 구매전용카드제가 본격 실시된 지난 7월부터 조흥은행으로의 계좌 개설 및 자금이체의 불편함과 시스템 불안정을 이유로 들어 강한 불만을 토로해왔기 때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전체 주류 시장의 50%이상을 차지하는 서울·경기지역의 이권사업에 대한 은행권의 다툼으로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류구매카드 결제시장의 완전 개방과 관련, 조흥은행과 농협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조흥은행측은 이미 주택은행이 지난 6월부터 결제권을 포기하지 않고 사업을 계속 진행했던 것에 대해 여러 차례 경고의 신호를 보냈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대거 참여해 주류 결제라는 한정된 시장을 나눠 먹겠다는 의도는 매우 비도덕적이며 시스템 우위를 통한 시장 선점 등 선의의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전지선 기자 fnzz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