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수 증대와 같은 외적 화려함보다는 회원의 내실화를 기하는 정도(正道)마케팅을 펼치겠다.”
신한은행 카드사업본부 이재우(李載宇·사진)본부장의 신념이다. 지난달 26일 카드사업부를 본부체제로 확대개편하고 카드사업 강화에 출사표를 던진 신한은행은 ‘리테일(Retail)전문가’로 소문난 李본부장을 초대 본부장으로 발탁했다. 李본부장은 기업과 소매금융의 경험을 고루 갖춘 인물이다. 종로, 역삼, 무교동 등 5개 영업점을 두루 거치면서 기업금융을 담당했고 이후 3년 6개월 동안 리테일 사업본부장을 역임하면서 ‘리테일 전문가’로의 변신을 꾀했다.
또 신한은행이 지난 99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신영업체제(Millennium Retail Branch)를 도입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신영업체제는 원스톱 뱅킹을 기본 개념으로 영업점 업무를 ‘기능’이 아닌 ‘고객’중심으로 개편한 시스템이다.
李본부장은 유달리 ‘상복’이 많은 인물이다. 신한은행이 매년 상·하반기에 실시하는 업적평가대회에서 남들이 한번도 타기 어려운 대상을 두번이나 거머쥐었고 금상도 여러 번 수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상복 뒤에는 李본부장의 탁월한 ‘영업수완’과 이를 드러내기 싫어하는 겸손함이 자리잡고 있다.
李본부장은 신한은행 카드사업본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내달 1일 출범하는 ‘신한금융지주회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지주회사에 속하는 신한은행, 신한증권, 신한투자신탁운용, 신한캐피탈 등 4개사의 회원을 영업의 기본 대상으로 삼고 카드 발급의 루트도 관계사 중심으로 다각화 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즉 교차판매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킨다는 얘기다.
신한은행 카드회원수는 7월말 현재 195만명이며 올 연말까지 220만명 확보와 내년 말까지 300만명 회원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원 증대와 관련 李본부장의 기본 원칙은 신한은행과 연을 맺은 회원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과 우량회원을 위주로 한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타 은행에 비해 회원수 측면에서 열세이다. 그러나 신용판매 이용액이 전체 이용액의 51%를 차지하고 부실 위험이 큰 현금서비스의 비중이 49%에 그친다는 점에서 높은 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李본부장은 단기 매출 증대를 위한 현금서비스 한도 증액은 되도록이면 피하겠다고 못박았다.
또 李본부장은 신한금융지주회사 출범에 맞춰 신한독자카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한독자카드는 전 회원을 대상으로 하지만 주요 타겟은 30~40대 주부 및 남성이 될 것이며 신한금융지주회사에 속한 관계사 회원을 끌어들이기 위해 통합 마일리지 적립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초대 본부장으로서의 포부를 묻는 질문에 李본부장은 신한은행 카드사업의 기반을 확립할 수 있는 주춧돌 역할을 하고 싶다고 조심스레 답변했다. 또 ‘공격적인 영업은 반드시 후유증을 남긴다’며 회원의 내실화를 추구하는 정도(正道)마케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언급했다.
전지선 기자 fnzz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