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자산운용사들의 순위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만년 4위를 유지하던 유리에셋이 상품 차별화 전략이 주효해 수탁고가 11일 현재 6512억원으로 급증하면서 3위였던 마이다스를 제치고 3위 자리로 뛰어올랐다.
게다가 업계 1 ,2위를 차지하던 세이에셋과 미래에셋이 7월들어 수탁고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유리에셋의 수탁고 급증은 업계 재편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다임인베스트먼트도 수탁고 3788억원으로 5위에서 4위로 상승하는 등 주요 운용사의 업계 판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유리에셋의 수탁고가 큰 폭으로 급증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유리에셋은 지난 3월 수탁고가 1900억원대에서 4월에는 2800억원, 5월에는 3100억원, 6월 4200억원을 정점으로 이달 11일 현재 6500억원대로 급상승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리에셋의 유재만 마케팅 본부장은 “기존 주식, 채권형 뮤추얼펀드로는 수익을 내기가 힘들다는 내부 분석에 따라 운용과 수익에서 차별을 꾀할 수 있는 시스템펀드에 전념한 것이 주효했다”며 “지난번 국민연금으로부터 800억원의 자금을 위탁 받은 것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또 수탁고 기준 5위권에 머물던 다임인베스트먼트는 채권형뮤추얼펀드의 인기를 등에 업고 11일 현재 3788억원으로 4위로 올라섰다. 다임은 지난 3월말 수탁고가 1905억원 수준에서 불과 넉달만에 약 18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와 채권형뮤추얼펀드 특화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다임의 주식형은 고작 12억원의 자금만 들어와 주식과 채권 펀드간의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어 펀드간 균형 유지가 시급한 상황이다.
반면 업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세이에셋과 미래에셋은 수탁고가 3월말을 기준으로 소강상태에 빠져 있어 향후 전략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래는 지난 3월말보다 수탁고가 오히려 줄어들었다. 3월말 7150억원에서 11일 현재 7002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세이에셋 또한 연초부터 채권형으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3월말 1조원대를 가볍게 넘었지만 증가세를 계속 이어가지 못하는 뒷심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의 장기적인 침체로 운용사들이 저마다 채권형뮤추얼펀드 판매 강화를 시도했지만 주식형으론 돈이 들어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어 펀드간 균형을 찾는 전략이 아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