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들의 올 상반기 매출실적과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국내 메이저급 벤처캐피털은 지난해에 비해 70~80%정도 상반기 순이익이 감소했으며, 소형창투사의 경우 대부분 1~2억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하거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올해 전세계적인 IT불황과 코스닥시장 침체, 투자회수를 가로막는 락업제도등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실적과 벤처투자 실적을 집계한 결과 대형 벤처캐피털은 대부분 흑자를 시현하고 있으나 지난해에 비해 이익폭이 크게 줄어들었고 소형 창투사들은 일부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이저급 벤처캐피털인 KTB네트워크(대표 백기웅)는 올 상반기 매출이 117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의 3842억원 보다 69%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익은 311억원, 26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87%나 줄었다.
한국기술투자(대표 이정태)도 지난해 상반기 95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283억원으로 줄었으며 순익은 626억원에서 104억원으로 83%나 감소했다.
우리기술투자(대표 곽성신)는 올 상반기 영업수익 61억3993만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7.9% 감소했다. 우리기술투자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 45억1163만원과 경상이익 45억261만원을 기록해 모두 83.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37억764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3.5% 줄었다.
TG벤처(대표 이정식)도 올 상반기 92억원(지난해 531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83% 감소했으며 순익도 3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의 10% 수준으로 감소했다.
동원창투(대표 김주원)는 올 상반기 영업수익 66억9200만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0일 반기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또 영업이익도 지난해 상반기 75억1940만원에서 올 상반기에는 12억5700만원으로 83.3%나 급감했다. 이와 함께 경상이익과 순이익 역시 각각 10억9300만원, 10억9200만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의 74억4994만원, 61억7538만원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한미창업투자(대표 신기천)는 40억원의 영업수익에 21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고, 한미열린기술투자(대표 오태승)도 영업수익 38억177만원, 순이익 19억 7500만원을 달성했다.
이러한 대형 창투사와는 달리 소형창투사의 경우 일부사만 소폭의 이익을 시현했고 상당수의 창투사는 적자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체에 대한 코스닥 등록이 여의치 않을 뿐 아니라 대부분 업체가 벤처열풍이 불던 시절 높은 프리미엄으로 펀딩을 했기 때문.
신생창투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IMM창업투자(대표 정기성 김지훈)는 상반기에 3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고 하반기 시큐어소프트, 하우리 등 9개사의 코스닥 등록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창투(대표 정희무)는 올 상반기 영업수익 2억5786만원을 기록, 전년 동기에 비해 28.1% 감소했다. 그러나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2억6293만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의 1억6646만원 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이와는 달리 N사, B사 등 대부분 창투사들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창투사 한 관계자는 “소형사의 경우 벤처활황이던 지난 99년말 설립돼 높은 배수에 투자를 들어갔다”며 “이에 따라 투자업체가 코스닥에 입성하더라도 이익시현이 어려운 처지”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러한 상황에서 대부분 소형 창투사들은 투자를 잠정 중단하고 있으며 자본금과 조합계정 운용에서 나오는 이자수익으로 회사를 꾸려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저금리기조가 계속 이어져 이자수익으로 관리비를 충당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고 덧붙였다.
한창호 기자 ch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