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지난 98년 이후 한빛은행 등 총 10개 은행에서 차입한 3조7786억원에 대한 현금상환을 예정대로 9월까지 실시한다.
이에 따라 4분기 이후 채권 은행들의 자금확보 측면에서 크게 기여할 전망이어서 특히 대출금액이 컸던 한빛은행과 조흥은행의 경우 은행 경영에 큰 도움이 예상된다.
예보는 7월과 8월중 예보채 발행을 통해 전액 현금으로 상환한다고 밝혔는데 지난 3월 만기시 9월까지 만기를 연장하는 대신에 전액 현금으로 상환키로 하고 이자율을 상향조정해 이자부담이 만만찮은 상황이었다.
11일 금융계와 예보에 따르면 예보는 7월과 8월중에 예보채를 발행, 채권 은행들과 약정한대로 9월17일전까지 총 3조7786억원의 대출금을 전액 현금으로 상환한다고 밝혔다.
예보 관계자는 “은행권 차입금의 상환은 공적자금위원회나 국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는 예보의 고유 업무로 9월17일 이전까지 상환을 끝낼 것”이라며 “예보로서도 이자부담이 커 굳이 만기를 연장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빛은행처럼 대출금이 많았던 은행의 경우 4분기 이후 유동성 확보는 물론이고 수익구조 개선을 통해 재무지표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한빛은행은 신탁계정 7654억원과 은행계정 1128억원을 합해 총 8782억원을, 조흥은행은 5648억원, 그리고 서울은행이 5086억원을 상환받는다.
한빛은행 등 10개 은행은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8년 종금사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예금보험공사에 3조7786억원을 대출했었다.
예보는 은행차입금에 대해 5년 만기 예보채 발행을 통해 현물로 상환할 계획이었지만 해당 은행들이 현금상환을 강력하게 요구했고 현금 상환의 조건으로 만기를 오는 9월로 연기했다.
한편 일부은행에서는 예보채 현물 상환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현가능성은 희박하다. 채권수익률 전망이 불투명해 거액의 평가손 발생 우려가 있다는 것이 표면상의 이유이나 향후 상황전개에 따라 자칫 예보채권이 구조적으로 고정화될 수 있어 일단 현금을 확보하고 보자는 것이 금융계의 중론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