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들이 향후 인베스트먼트뱅크(투자은행)에 대비하기 위해 기존 위탁수수료 위주의 수익 구조에서 탈피해 금융상품 판매 비중을 높여 수익원 다각화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투자은행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위탁 수수료 외에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금융상품 판매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형 증권사들은 금융상품 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 작업에 착수한 상황이다.
대형 증권사들은 또 투신상품 판매에 신중을 기하기 위해 투신운용사 선정과 펀드에 대한 엄격한 사후 관리를 철저히 실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기존 채권형 펀드 판매 위주에서 벗어나 주식형 펀드 판매를 강화하기로 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들이 향후 다가오는 투자은행에 대비하기 위해 본격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상품은 수탁고 베이스를 기준으로 안정적인 수익원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 때문에 증시상황에 좌우될 수 밖에 없는 시황산업 체제로는 향후 경쟁력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대형 증권사들은 지난번 대우사태를 계기로 금융상품 수탁고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경우가 많아 현 상황에선 수익 비중이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기존 투신상품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해 놓고 고객이 알아서 선택하게 하는 판매 방식 보다는 운용사 선정 작업을 엄격하게 하고 사후관리에 만점을 기하는 것이 오히려 수탁고를 증대시킬 수 있다고 판단, 이에 대한 작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올 초부터 개방형 뮤추얼펀드에 대한 바람몰이를 해 수탁고 증대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고 판단하고 개방형 뮤추얼펀드와 주식형 수익증권에 대한 판매 비중을 한증 강화해나기로 했다. 또 소형 펀드에 대해서는 운용 가능한 규모로 통폐합을 유도하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자회사인 삼성투신 수익증권 일변도의 판매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해 운용수익률이 앞선 타 투신사 상품도 함께 판매하는 등 판매 영역을 넓혀나가기로 했다.
대우증권도 지점정비 작업에 들어가는 한편 현대증권은 취급을 하지 않았던 뮤추얼 펀드에 대한 판매 시스템을 준비하는 등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어느 때 보다 활발해지고 있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