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한국개발원(KDI)원장은 11일 "한국 CEO들은 기업 구조정 과정에서 법적 책임성은 크게 증가한 반면 보상수준은 타국에 비해 상당히 낮다"며 "이로인해 CEO들이 기업가치 극대화와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유인하는데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이날오전 경총이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제67회 경총 경영조찬세미나`에서 참석, `주식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투명성 확립과 CEO 인센티브 제고 방안`이라는 주제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강 원장은 또 경영투명성 문제와 관련, "삼성SDI는 최대 주주와 관련된 e-삼성의 지분 90만주(36.5억원) 매수에 대한 반발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분을 약 3% 감소시키는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6100억 감소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이 자리에서 강 원장은 CEO들이 최근 분식회계 관련 처벌 강화 및 소액주주권 행사요건 완화로 책임이 증가되고 있으며 경제위기 이후 M&A증가로 임기도 단축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각국 CEO 평균보수(98년 기준)를 보면 한국 15만불, 일본 42만불, 미국 107만불, 홍콩 68만불, 싱가폴 55만불에 비해 현격히 적을 뿐 아니라, 일반 직원에 비해서도 한국 CEO는 평균 11배에 불과하나, 미국 32배, 홍콩 38배, 싱가폴 36배에 이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최근 한국 CEO들이 고용조정이라는 악역 담당, 새로운 경영개선 아이디어 구상 노력, 투명경영 노력 등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서 노력하는 만큼 인센티브를 과감하게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에는 경영자를 길어내는 시스템이 부족할뿐 아니라 경영자시장도 형성이 되어 있지 않다며, 유능한 경인진을 발굴하고 육성함으로써 경영자 공급을 확대시키는 등 경영자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지배구조와 관련, 강 원장은 우리 기업은 낙후된 지배구조로 인해 가치가 저평가되어 있다며, 이 상태에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시 해외투자자는 28%, 국내투자자는 19%정도의 프리미엄을 더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우리기업이 보다 기업 투명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SDI의 경우 최대주주와의 거래로 기업가치가 6100억 감소를 가져왔다며 주주의 이익을 훼손하는 합병 및 계열사 지원성 출자 그리고 정보의 불투명을 기업 가치 하락의 예로 들었다.
또한 LG전자와 LG정보통신의 합병으로 LG전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SK텔레콤의 경우도 계열사 등에 대한 내부지원의 결과 비슷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황두연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세계화의 도전과 한국 경제외교의 방향"이라는 강연을 통해, "세계화가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세계화에 대한 찬반 논란은 무의미하며 세계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세계화의 도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계화 추세에 맟추어 국내 제도와 경제시스템을 국제수준에 맞도록 개혁함은 물론 적극적인 경제외교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한창호 기자 ch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