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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 기업은행장...후임엔 누가 유력한가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05-06 21:36

김종창 정기홍 이상용 윤영대씨 거명

금융계선 한철수전무 승진 가능성 점쳐

정부 당국자 “당분간 대행체제로 갈수도”

오는 12일 이경재 기업은행장이 임기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행장을 선임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아직은 대주주인 정부 당국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김종창 정기홍 두 금감원 부원장과 윤영대 통계청장, 이상용 예보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고 한철수 전무의 승진을 점치는 시각도 없지않다.

한편 기업은행 노조는 직원들에 대한 설문 조사 등을 토대로 이헌재 前재경부장관이나 한철수 전무, 위성복 조흥은행장 신동혁, 한미은행장 등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4042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한데 이어 올 1분기에도 906억원의 순익을 올리는 등 우량 시중은행들과 비교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은행인데다 산업은행처럼 현대나 대우자동차 등 골치 아픈 기업도 없어 행장 자리를 놓고 전현직 고위 관료들을 중심으로 경합이 치열하다.

이경재 현 행장은 현장위주의 정도 경영으로 IMF 위기 이후 부실은행으로 전락한 기업은행을 국내 최고의 우량은행 반열에 오르게 한 인물로, 한때 유임론이 강하게 흘러 나왔으나 정부는 관료 사회의 인사적체 등을 감안 교체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현직 고위 관료, 금융계 인사 등 여러 사람들이 기업은행장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정기홍 금감원 부원장은 그동안 유력한 후보로 거명돼 왔다.

재경부 출신이 줄줄이 요직을 차지해 기업은행장 자리는 은감원 출신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정부원장 본인도 기업은행장으로의 전출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근영 위원장의 언질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원장은 또 금감원에서 현대문제에 대한 총괄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당장 기업은행으로 자리를 옮기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더욱이 최근 들어 광주일고 출신들의 중용이 눈에 띄는 상황이어서 정부원장을 기업은행장으로 선임한다면 특정고 편중인사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정부원장의 기업은행장 취임설이 최근 들어 주춤해지면서 부상하고 있는 인물이 재경부 출신의 김종창 금감원 부원장이다. 옛 재무부 출신의 정통 금융관료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재경부 쪽에서는 김종창 부원장의 취임을 예상하는 시각이 상당히 많다. 영남출신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그러나 금감원 주변에서는 김부원장 본인은 소극적이라는 소리도 들리고 있다.

기획원 출신의 윤영대 통계청장도 기업은행장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8년 3월부터 통계청장직을 맡으면서 거시경제와 실물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금융쪽에 문외한이라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서는 윤청장의 경우 연말까지는 통계청장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경재행장의 친동생인 이정재 前재경부 차관이 위상이 크게 강화된 예보 사장으로 가고 이상용 예보사장이 기업은행장으로 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시나리오는 진념 장관이 지난달 초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예보 사장직을 차관급으로 하겠다고 말하면서 나온 적이 있는데 최근 다시 금융당국 안팎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과천이나 여의도 금감원쪽 기류와는 별개로 금융계에서는 한철수 전무의 은행장 승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외부에서 아무리 탁월한 인사가 선임되더라도 내부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사람보다 은행을 잘 알 수는 없다는 논리로 기업은행 내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 한 전무의 경우 영업과 기획력을 고루 갖췄다는 점도 강점이다. 출신지역이 대전이라는 점도 불리할 게 없다는 지적.

한편 기업은행 노조는 신임 행장 선임과 관련, 전직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부터 4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행장 추천권을 가지고 있는 재경부 장관에게 지난 4일 조합원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석중 노조위원장은 “신임 은행장은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결정 보다 인사와 조직을 혁신할 수 있는 개혁성향의 인사가 선임돼야 한다”며 “상위직급의 인사적체가 심각하고 규모의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인 은행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시기임을 감안, 기업은행이 바라는 은행장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이와 함께 지난 4월부터 신임행장으로 거론되는 인사를 개별적으로 접촉하고 검증하는 등 나름대로의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아직 기업은행장 선임에 대한 정부내 입장 정리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은행장 인선위를 구성해 선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당분간은 대행체제로 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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