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벤처캐피털 임원과 심사역들의 연봉이 큰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량 벤처캐피털의 이사등 임원급은 평균2억원, 심사역들은 1억원 전후의 보수를 지급받았다.
이는 지난해 벤처열풍에 따른 투자회수와 이에 따른 성과급 분배로 인해 99년에 비해 2~3배 정도 급여가 인상됐기 때문이다. 한편 성과급을 지급받지 못한 창투사 임직원들의 허탈감이 커지고 있고 일부에서는 “벤처기업은 돈가뭄인데 벤처캐피털은 돈잔치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열풍에 따른 코스닥 활황으로 투자자금 회수가 활발해지면서 대형벤처캐피털을 중심으로 임원과 심사역들의 보수가 급증했다. 일부 심사역들은 평균 기본급 4000만원 정도에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아 연간 1억~2억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 심사역들은 일반적으로 대박을 터뜨리면 투자수익의 10%를 인센티브로 받는다.
지난해 성과급제를 도입한 창투사의 경우 이사와 심사역들 대부분이 1~4억원의 급여를 받았다. 한솔창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급증에 따라 직원들에게 28억원의 급여중 22억 6000만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우리기술투자 임원과 심사역들은 1~3억원정도의 보수를 받았고 한미창투는 임원과 심사역간 급여 차이가 거의 없었다. 동원창투의 경우 전 이강덕대표이사는 10억원을 받았고 직원들은 수혜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밖에 한미열린기술투자, LG벤처투자 등 임직원이 수억원대의 인센티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동원창투 대신개발금융 제일창투 산은캐피탈과 같이 아직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창투사는 임원과 심사역간의 급여 차이가 수억원에 이르고 있어 성과급제 도입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편 급증한 벤처캐피털들의 연봉에 대해 벤처기업 한 관계자는 “벤처기업은 돈줄에 목말라하는 데 창투사들은 돈잔치를 벌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창투사 한 심사역은 “지난해와 같은 성과급은 이제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올해는 코스닥 침체로 투자 업체를 등록시키기도 어려워 급여가 대폭 줄어들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합원 모집, 투자업체 관리 등으로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신생 창투사 심사역 중 일부는 타 금융기관으로 이직을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창호 기자 ch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