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2000년 회계연도 가결산 결과 삼성증권이 큰 폭으로 이익을 남기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반면 계열사의 부실에 허덕이고 있는 현대증권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투자유가증권 손실이 큰 것으로 알려진 LG증권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 결산때 증권사의 수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항목은 대투 한투 등에 대한 출자금, 계열사 손익에 따른 지분법 평가, 계열사 부실에 대한 출자금 손실처리 등이 꼽히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대형증권사 가결산 결과 계열사의 부실 여부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2600억원에서 2700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점유율 1위를 달리며 안정된 영업수익에다 삼성투신증권과의 합병으로 취득한 자사주가 주가상승에 힘입어 막대한 이익을 남겼다.
삼성 관계자는 그러나 “2300억원으로 될 지, 2000억원으로 될 지 추가로 손실금을 떨어내야 할 항목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같은 수치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1500억원 정도의 이익을 남길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은 대신생명 등에 대한 지원을 이미 손실처리했고, 투자유가증권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아 영업수익이 대부분 당기순이익으로 이어졌다.
대우증권의 당기순이익은 1000억원 정도. 지난해 구조조정으로 판관비가 크게 줄어들고 영업이 대우사태 이후 급속 호전되면서 큰 이익을 남겼지만, 대우담보 CP등 추가 손실 요인이 결산기 막판 손익규모를 줄였다.
현대증권은 현재 확정된 수치만 마이너스 200억원. 현대생명 부실에다 대우채 관련 손실을 2000년 회계연도에 대부분 상각했기 때문에 적자가 발생했다. 게다가 앞으로 현대투신 출자금액인 약 3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모두 손실로 떨어낸다면 최종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3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아직 이 부분에 대해 손실을 떨어내야 할 지 최종 확정하지 않았다.
LG증권 또한 지난해 12월까지 322억원의 세전순이익을 기록했으나 2000년 회계연도 최종결산에서는 투자유가증권 손실 때문에 마이너스 결산이 불가피하다.
동원증권도 약 7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원은 지난해 12월까지 1006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다 1월부터 3월까지 실적이 양호하며 적자폭이 줄어들고 있다. 동원 관계자는 대부분 손실요인이 일단락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 결산에는 대투 한투 등에 대한 출자금을 손실처리하는 등 감액 손실분, 계열사 적자 대비 출자지분만큼 손실 처리해야 하는 지분법 평가, 증시침체에 따른 투자유가증권 손실 등이 대거 반영돼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