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은행들의 보수가 이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수탁은행 보수를 고정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신사들은 수탁은행 선택시 복수로 경쟁을 붙여 낮은 보수를 제시하는 은행을 선택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또 펀드 수익률이 작년에 비해 두 배 이상 하락했는데도 수탁보수는 그대로인 상황이어서 타 신탁보수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인하가 시급한 실정이다.
9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리하락등으로 판매 운용 보수 등 여타 신탁보수의 인하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유독 수탁회사 보수는 그대로여서 형평성 시비가 일고 있다. 현재 수탁회사 보수는 5bp에서 결정되는 게 보통이다.
이에 따라 양 기관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돼 있어 이에 대한 정부당국의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현행 규정상 양 기관의 협상을 통해 보수를 인하할 수 있지만 수탁은행들의 담합과 은행권의 컴플라이언스 기능 강화 등으로 오히려 수탁보수 인상 요구를 하고 있어 지속적인 수탁보수의 인하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업계 일각에서는 수탁회사의 보수 조정을 투신사와 수탁은행간 자율사항으로 풀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같은 수탁회사의 보수를 업계자율에 맡겨 시장 기능에 따라 조정할 수도 있지만 일부 투신사들이 은행들의 자회사인 경우가 많아 양측의 입장 조율이 사실상 힘든 상황”이라며 “양측의 자율적인 조정을 기대하기가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만이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어쨌든 신탁보수의 총보수율이 낮아져 상대적으로 수탁보수의 비율은 올라간 상황이기 때문에 수탁보수의 인하는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즉 투신사와 수탁은행간 경쟁유도를 통한 수수료 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과거 최대 수탁은행의 지위를 누렸던 서울은행은 IMF 직후 신뢰성이 떨어지고 다른 은행들도 수탁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장점유율이 70~80%에서 현재는 20~30%
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새롭게 수탁은행으로 진출한 은행중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이 같은 시장 구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