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개최된 무한 기술투자 주총에서 이인규 대표측을 지지하는 이사 6명이 선임됨에 따라 양사의 합병은 사실상 무산됐다. 이로써 분란은 일단락 됐지만 공격적인 투자로 업계의 반향을 일으켜 왔던 양사는 합병 진행과정에서 투자 위축, 기업 이미지 추락 등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무한기술투자는 합병 이야기가 흘러나온 지난 10월부터 투자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무한 관계자들은 “투자자금 운영 측면에서 투자를 줄인 요인이 크지만 합병으로 인한 임직원들의 투자의욕 상실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또한 합병설 이후 잠시 반짝하던 주가도 꾸준히 하양곡선을 탔다.
이제 무한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불러모은 우호지분과 어수선했던 경영분위기를 교통정리하고 어떻게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재개하는 가가 남은 과제라고 업계에서는 입을 모은다.
무한기술투자는 이미 주총에서 이사로 선임된 김진홍씨를 부사장으로, 김종민닫기

지난해 e캐피털과의 합병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준비하던 웰컴기술금융도 합병문제로 투자에 차질을 빚어왔다. 웰컴은 특히 합병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던 주식 매수청구 비용(600만주, 110억원 추산)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 조합결성이나 투자 업체 발굴에서 정상 영업이 쉽지 않았다.
양사가 이러한 상처를 입은 것은 경영권 문제와 어설픈 합병추진이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무한 이인규 사장은 당초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웰컴의 메디슨보유 무한지분 인수와 지난 12월 양사가 주총에서 합병 협의회를 구성, 구체적인 합병관련 사안들을 논의하는데 합의했었다. 이는 우호관계에 있던 메디슨이 이인규사장과 아무런 의사교환없이 지분을 웰컴에 넘긴 것도 아니라고 볼 때 결론적으로 회사와 직원들만 피해를 본 것이다. 이인규사장은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자신의 지분 7.38%를 포함해 30%에 가까운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아이비씨앤파트너스 김남은 대표(5.07%)등의 동문들과 우호세력을 끌여들였다.
웰컴기술금융도 합병 당위성과 이를 뒷받침하는 메디슨 지분 인수 자금의 출처를 투명하게 제시하지 못했다. 또한 합병후 예상되는 주식매수청구권에 소요되는 자금확보도 불투명했다.
아무튼 이번 합병건으로 양사가 얻은 것은 별로 없어 보인다. 남은 것은 양사의 치열한 경영권 확보 다툼이 업계의 화제가 되었다는 것밖에 없어 업계에서 귀감을 삼을 점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