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들의 투자 재개 움직임과 함께 올 하반기 공격적인 투자가 예상되지만 막상 각 업체들은 고민에 빠졌다. 최근 들어 일부 중소 벤처캐피털들이 업계의 예상을 뒤로 하고 투자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기청 재정자금 집행이 늦어도 2분기부터는 집행될 예정이며 해외투자자와 대주주의 지원을 통해 조합 결성을 마무리 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CRC(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법에 의한 부실채권 처분과 기업간 인수합병이 가능해져 유동 자금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지난 연말에 비해 창투사의 투자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상대적으로 투자 규모가 늘어났을 뿐 벤처투자의 체질이 변했다고 볼수 없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이 올해 꾸준히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것에는 공통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IT벤처투자 강 훈 상무는 “프리미엄 거품이 빠진 올해가 투자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며 “일정한 시장 사이클을 전제한다면 지금 투자한 업체들이 2~3년 후 시장회복에 맞춰 IPO를 추진한다고 볼 때 올해 공격적인 투자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이러한 계획을 잡고 있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기에는 고민거리가 너무 많다. 올해 벤처캐피털들은 투자 기업 IPO(기업공개)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대형사의 경우 많게는 30여개에서 적게는 10여개 업체의 공개를 통해 자금을 회수할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 40개의 업체를 IPO시킬 계획인 한국기술투자 방한정 사장은 “목표는 높게 잡았지만 계획대로 진행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지난해 극에 달한 버블이 아직까지 가라앉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미창업투자 신기천사장은 “기술보다는 거품에 의한 잘못된 투자 문화를 아직까지 잊지 못해 추가 펀딩이 어려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업체들이 눈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은행 관련 감독규정상 조합 출자를 타 법인 출자로 간주해 은행의 조합출자에 한계가 있고 로크업 등의 관련제도도 저해요소다.
로크업 경우 벤처캐피털의 10%까지의 지분을 보호예수하는 제도다. 최근에는 공동으로 투자한 벤처캐피털들 중 한 업체가 자금확보를 위해 코스닥 등록을 위한 심사 청구전 울며겨자먹기로 지분을 처분하고 빠져나오는 사례도 늘고 있다. 공모를 통한 자금회수가 적어도 6개월 이상 걸리다 보니 업계의 찝찝한 눈길을 뒤로하고 지분을 처분하는 경우가 발행하고 있다는 것.
이밖에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벤처캐피털들의 주가나 벤처산업의 위기론 등도 간접적으로 투자 위축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 단기적으로는 벤처캐피털들의 투자활성화를 위해 자금난 타개가 가장 큰 해결책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인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본질적인 문제를 돌아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