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창투업계의 최대 ‘빅딜’인 무한-웰컴 합병과 관련 오는 16일 주총에서 양사의 대격돌이 예상된다. 지난 10월 웰컴의 메디슨 무한지분(의결권가능 지분 21%) 인수를 시작으로 불붙기 시작한 양사의 합병문제가 이번 무한 주총에서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웰컴기술금융은 지난해 12월 이번 주총에서 무한합병추진위원회을 결성한다는 데 무한 경영진과 합의하고 주총날 만 손꼽아 기다려 왔다. 그동안 이인규 사장은 우호지분 등 지분 확보에 나서 상당 부분의 의결권을 확보하고 위임장에 의한 표대결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총을 앞두고 양사의 합병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웰컴측은 이인규 사장이 당초 메디슨 지분 인수때 부터 합병의향서를 2번이나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디슨 지분인수시 이인규 사장이 동의 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수자금의 성격과 회사 전망 불투명 등을 운운하며 계약을 불이행 했다는 것이다. 또한 주총이 다가오자 이사회에서 당초 약속한 합병추진위원회 결성과 관련해 세부조항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고 말했다. 무한의 이인규사장이 컨설팅 업체인 아이비씨앤파트너스를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자로, 회사의 나종호 이사를 대리인으로 해 이인규사장 중심의 경영체제를 지지함으로 주총에서 이사 8명과 감사 1인을 아이비씨앤파트너스에서 추전하는 자로 선임해 달라는 내용의 권유문을 소액주주들에게 발송했다는 것. 이에 웰컴기술금융도 자신의 대리인을 내세워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권유문을 작성 소액 주주들에게 발송했다.
이인규 사장이 현재 확보하고 있는 지분은 자기 지분 7.38%, 이사장의 선후배와 벤처업계 지인들로 구성된 우호지분 9.24% 등 총 16.62%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우호지분을 제외하고도 금융권과 기타 소액지분을 상당부분 끌어 모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어 이번 주총에서 표대결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인해 무한-웰컴 합병이 무산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해 무한 관계자는 “무한 기술투자는 짧은 기간에 나름대로 투자문화를 정착시켰다”며 “모든 임직원이 원한다면 표대결을 해서라도 무한기술투자가 단독으로 시장에 정착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도 이번 주총에서 국내 대형 벤처캐피털의 첫 합병 여부가 결정된다고 보고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다만 합병이 양사 임직원들의 의견과 경영 성적 등을 토대로 한 것이 아닌 단순한 표대결로 마무리 될 가능성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벤처캐피털의 역할에 자성론이 일고 있는 시점에서 윈-윈이 아닌 단순 경영권분쟁으로 양사가 신경전을 벌이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