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법이 개정되면서 이사회 결의로 자사주 소각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보유주식은 소각하고 신탁 계약을 통해 매입한 자사주는 국내외 제휴업체나 기업에 매각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탁 계약분은 신탁업법이 적용돼 소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푼이 급한 벤처캐피털에게는 매각을 통한 자금회수로 자금운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향후 신탁자사주 매각붐이 일 전망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B네트워크, 한국기술투자, TG벤처, 무한기술투자, 한림창투 등 지난해 주가 부양을 위해 대규모 자기주식을 매입한 벤처캐피털들이 정관을 변경, 자사주 소각 조항을 신설하고 빠르면 다음달부터 소각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근 증권거래법 개정으로 주가 하락방지를 위해 매입한 기존 자사주도 이사회 결의로 소각이 가능해 졌기 때문이다.
한편 이들 회사들이 매입한 자사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탁 계약분은 매각이 불가피하다. 신탁자사주는 신탁업법이 적용돼 주식 현물로 받을 수 없어 매각을 통한 자금회수가 유일한 처분 방법이라는 것.
KTB네트워크는 지난해부터 신탁자사주 매각을 위해 해외 업체를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KTB네트워크는 지난해 펀드와 직접매입 559억원, 신탁자사주 매입 1180억원 등 총 1739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한국기술투자는 지난해 총 570억원 규모의 자사주 중 290억원을 신탁계약에 의해 매입했다. 기술투자는 직접 매입한 자사주는 상반기 중 소각하고 신탁계약 자사주의 경우 해외 제휴업체나 기업들에게 매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30억원 규모의 신탁 자사주를 매입한 무한기술투자 관계자도 “신탁 자사주의 경우 소각이 불가능해 자사주 처분에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매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밖에 동원창업투자, 산은캐피털, TG벤처, 대신개발금융 등 지난해 신탁계약을 통해 대규모 자사주를 매입한 업체들도 매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탁자사주 매각 회수 대금으로 다시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조합결성 등 투자자금으로 활용하는 것도 또 하나의 전략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