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내년 4월부터 실시될 예정이었던 개인용 및 업무용 자동차보험의 순보험료 자유화가 올 8월로 앞당겨짐에 따라 손보업계 자동차보험 담당부서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회사별 언더라이팅 능력에 따라 적게는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이 달라지고, 크게는 보험사의 경영건전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측면에서 언더라이팅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에서 개인용 차량의 비중은 55.0%, 업무용은 27.3%로 이들 두 차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가격정책을 어떻게 수립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경영상태가 좌우되기 때문에 각사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전체 손보시장에서 40%대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손해율 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회사는 수지를 악화시켜 영업손익에 부담을 안게 된다. 그러나 무턱대고 보험료를 올려선 타사와의 경쟁에서 밀려 M/S가 하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회사간 ‘눈치보기’가 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단 손해율을 놓고 봤을 때는 보험료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12월말 현재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2.7%로 예정손해율에 육박하고 있다. 전년동기에 비해서도 1.1%P 악화됐다. 따라서 손해율이 높은 차종이나 운전자에 대해서는 대폭 보험료를 올리고, 반대로 손해율이 우량한 계약자는 보험료를 소폭 낮출 것으로 보여 전체적인 보험료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용 차량까지 가격자유화가 시행될 경우 회사별 위험평가기준과 언더라이팅 능력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타사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앞서 시장점유율을 높인다 하더라도 수익이 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금감원은 가격산출에 관한 보험사의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해 자기회사의 경험통계를 기초로 보험료를 산출하고 경험통계가 부족한 경우에 한해 업계 전체 통계를 사용토록 했다. 또 보험가입 경력별 적용률과 사고경력에 따른 할인·할증률, 운전자한정특약 요율 등을 보험사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따라서 회사간 보험료 편차는 지금보다 현저하게 커지게 된다. 내달부터 자유화되는 영업용 차량의 경우 특히 손해율이 높은 차종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8월부터 자유화되는 업무용 차량 역시 손해율이 높아 대폭적인 보험료 인상이 예상된다.
개인용의 경우 사고유무와 가입경력 등에 따라 보험료 차이가 났으나 순보험료가 자유화되면 이보다 세분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회사별로 자사의 경험통계를 기초로 보험료를 책정하게 됨에 따라 지금까지 시행되지 않았던 지역별·직업별 등으로 고객을 세분화해 보험료를 차등화할 수도 있다는 것.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사의 경험통계만으로도 보험료를 책정할 수 있기 때문에 조건이 같은 계약자라 하더라도 손보사별로 보험료 차이가 나게 된다”며 “상위사에 비해 자사의 경험통계가 미흡한 하위사의 경우 보다 신중한 가격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shfre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