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은행 차세대 프로젝트의 지속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주회사 CEO와 개별 기관장이 선임돼 의사결정의 몫이 새로운 경영진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계약시기에 이어 비용의 적정성에 대한 문제점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차세대 프로젝트에 대한 문제점이 계속 지적될 경우 현재의 형태대로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빛은행 차세대 프로젝트의 계약시점이 지주회사 설립사무국의 출발시점과 맞물리면서 문제가 불거진 데 이어 최근에는 계약금액의 적절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빛은행 차세대 프로젝트의 비용 자체가 너무 높아 비용 대비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한빛은행측은 “엑센추어가 고가정책을 견지하고 있는데다 차세대시스템에 필요한 구형 하드웨어 교체 및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시스템증설 비용과 내부 인력양성 비용등 제반 비용을 모두 포함시켰기 때문에 액수가 커진 것”이라고 밝혔다.
한빛은행은 CRM과 통합위험/수익관리 등 독립업무 및 신시스템 연계업무와는 별도로 코아뱅킹시스템에만 약 13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는 한빛은행의 지난해 1월 1차 전산협의회 보고사항 보다 130억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한빛은행은 프로젝트 일정을 9개월 단축하고 엑센추어 인력의 추가확보 및 은행직원의 전문기술 습득을 위해 11% 가량 비용이 늘어났다고 보고하고 있다.
특히 패키지 비용이 48억원인데 비해 패키지 구현비용이 13배가 넘는 660억원에 달하며 이중 엑센추어에 지급되는 비용만 430억원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하드웨어 비용 579억원을 합할 경우 총 프로젝트 규모는 1300억원에 달한다. 비용산정 기준이 다르기 하지만 국민은행과 산업은행의 차세대 프로젝트 규모는 5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업계 관계들은 패키지 대비 구현비용이 지나치게 높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엑센추어의 용역비용 자체가 고가이고 개별 은행의 구현방식이나 전략에 따라 비용이 큰 차이가 날 수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비싸다는 것. 반면 일부 관계자들은 차세대 프로젝트 자체가 은행의 고유전략에 기반하고 있어 가격만을 잣대로 프로젝트를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엑센추어와의 가격협상에서 최선을 다했고 가격책정시 모든 제반 비용을 포함시켰기 때문에 액수가 늘어난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비용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춘동 기자 bo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