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계 자금이 국내시장에 입질을 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의 지나친 저자세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계 자금 유입으로 국내 벤처캐피털들의 자금사정이 상당부분 해결될 전망이지만 투자재원 확보가 ‘당면과제’인 국내 벤처캐피털들이 아무런 여과과정 없이 자금을 유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자금을 놓고 국내 업체간 과당경쟁이나 이면 계약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대형 벤더들과 벤처캐피털, 일본 마쓰시다 등의 종합상사, 홍콩계 펀드들의 국내 시장진출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의 썬, HP, IBM 등의 대형 벤더들이 올해 국내 벤처투자 규모를 확정, 발표했다.
특히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지난해부터 직접 투자를 위한 창투사 심사에 들어가 2개 업체로 압축, 이달 중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퀄컴도 지난해 한솔아이벤처스와 650억 규모의 조합을 결성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추가로 자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국내벤처 시장 자금지원 폭을 넓히고 있는 일본 종합상사들도 올해 자금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마쓰시다가 지난해 스틱IT벤처와 150억 규모의 조합을 결성했으며 현재 몇개 업체와 추가 조합을 위한 실무를 추진중이다. 최근에는 브이링크 펀드 및 몇몇 벤처캐피털 등 홍콩계 자금도 국내 시장에 유입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외에 이스라엘과 유럽계 자금 유입도 올해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최근 외국계 자금 유치를 진행 중인 창투사들의 국내 벤처투자 자료나 기존 자금유치 사례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자금 유입이 봇물을 이루면서 업계에서는 자금에 목마른 벤처캐피털들간의 과당경쟁으로 불합리한 조건의 이면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퀄컴과 650억원 규모로 조합을 결성한 한솔아이벤처스도 최근 투자 의사결정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퀄컴이 투자금액과 투자업체 결정에 직간접적으로 브레이크를 거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국내 벤처캐피털들의 투자 독립성이 흔들리고 투자활성화보다는 해외자금들의 꼭두각시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다.
업계 한 임원은 “외국계 자본 유입으로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은 바람직 한 것”이라면서도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과당경쟁은 자칫 국내 벤처캐피털들의 투자 독립성을 저해하는 문제로 확산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