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들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투자를 전면 중단한 상태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회계감사 등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반면 일부 대형사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회계 처리 실무에 서툴러 결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더욱 중요해 지고 있는 가운데 재정자금 방출 지연으로 자금확보도 순조롭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벤처캐피털들이 지난달부터 주주총회 준비에 모든 내부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따라서 투자심의회가 제대로 열리지 못하고 있어 신규 투자 결정은 엄두도 못 내는 실정이다.
투자의사 결정시 심사역과 임원, 자금관리 등 투자, 기획, 관리 담당자가 참여해 투자심의회를 구성, 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심사역 혼자서는 아무런 결정도 하지 못한다.
또한 내부 인사이동, 조직개편 등에서는 큰 변동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회계처리, 조합결산, 투자계획 수립 등의 업무가 산적해 신규 투자에 힘을 쏟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무한기술투자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주총 준비로 현재까지 투자가 한건에 그쳤다”며 “아마 본격적인 투자는 다음달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중기청에서 지원하기로 한 올1000억원의 재정자금이 내부사정으로 집행되지 않고 있는 것도 투자를 중단시킨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해외자금 유치를 위한 벤처캐피털 CEO들의 해외 출장이 붐을 이루고 있다. 한국, 무한, 우리기술투자, 제일창투등 대부분의 대표들은 이미 해외출장을 다녀왔거나 준비중이다.
한 중견 창투사 투자부장은 “중기청에서 약속한 자금이 풀리지 않아 무작정 기다릴 수 없어 최근 대표이사가 해외 자금 유치를 위해 미국 투자기관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달 투자액 감소는 당연하고 창투사 투자로 벤처 인증을 받은 업체가 지난해 평균 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40여건에 불과하다. 투자액도 대부분 4~5억원 미만인 소액에 그치고 있다.
한국기술투자 서갑수 사장은 “주주가 분산돼 있는 코스닥 등록 벤처캐피털들은 기업이미지 관리측면에서 주총이 상당히 중요해 신경을 안쓸 수가 없다”며 “또한 최근 자금조달이 생존과도 연결되면서 더욱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자금 조달의 윤곽이 잡히는 다음달 이후에나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 이라고 말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