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와 선물사간 청산제휴가 본격화되고 있다. 증권사는 3월 선물업 겸영 인가를 앞두고 반드시 2개 이상의 선물사와 청산위탁을 위해 손을 잡아야 하고, 선물사는 청산수수료 수입을 확보하기 위해선 여러 증권사와 제휴하는 게 유리하다.
그러나 제휴협상 과정은 수수료 인하, 지분 매각, 현-선물간 장기적 제휴 등의 문제가 겹쳐 순탄치만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사는 최대한 덤핑된 수수료를 받으려 하고, 선물사는 계약당 청산수수료 1000원에 대해 암묵적인 담합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일부 선물사는 경영권 양도 등의 프리미엄을 붙여 일괄협상에 나서기도 해 상황은 복잡한 양상을 띄어가고 있다.
12일 선물업계에 따르면 선물사당 연간 약 2억원 이상의 수익이 보장될 것으로 기대되는 청산협상을 앞두고 점유율이 높은 증권사를 잡기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12개 선물사는 대부분 28개 증권사에 청산 관련 서류를 제공했고, 각 증권사는 회사의 규모와 수수료 수준에 따라 선별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증권사는 우선제휴 대상자와 후순위제휴 대상자를 구분해 개별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증권사는 공개입찰 방식으로 최종 파트너를 결정한다. 공개입찰에 응찰하는 선물사의 자료는 일체 비밀에 부쳐져 선물사의 수수료 담합은 무너질 공산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 사장단 회의 결과 1000원 이하로는 수수료를 할인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이를 믿는 기관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점유율이 높은 증권사와 손을 잡기 위해서 대폭적인 수수료 할인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선물사들의 협상파트너 ‘0순위’는 대신증권. 코스피200 지수선물 시장의 30% 가량을 점유하고 있어 코스닥50 지수선물 시장에서도 높은 시장잠식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왔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여러 선물사로부터 제휴 의뢰가 들어왔지만 아직 구체적인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고 공개입찰 결과 가장 낮은 수수료를 부른 선물사가 선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선물사는 경영권 양도도 함께 제의하고 있다. 주로 자본잠식 상태의 선물사가 선물사의 주가가 한창 오르는 이 때를 이용하는 것이다. 같은 관계자는 “某선물사로부터 경영권 인수 제의가 들어 왔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거절 이유는 코스닥50 선물시장의 거래규모가 아직 늘어나지 않고 있어 향후 수익성을 쉽게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선물사들이 이처럼 제휴에 대한 대가로 프리미엄을 붙이는 경우가 다반사로 드러나 수수료 담합 구도가 깨지는 것은 시간 문제고 이 때문에 코스닥50 지수선물이 상장됐더라도 수익에 큰 효과를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선물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