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금융업에 등록한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이 기업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여전사들은 구조조정 투자에 있어 타 벤처캐피털들에 비해 비교적 여유 있는 자금풀을 가지고 있는데다 리스, 단기자금 대여 등 기존 업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 들어 신기술금융업 등록기간이 대부분 2년을 넘어서고 있어 등록후 2년 경과라는 CRC설립 요건도 해소돼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기술금융을 취급하고 있는 여전사들이 최근 구조조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CRC설립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50억원을 벤처기업에 투자한 현대캐피탈(대표 정덕화)은 구조조정 투자확대와 CRC(구조조정전문회사)설립을 추진중이다.
여전사인 현대캐피탈은 벤처투자에 있어 창투사와 신기술 전문사들에 비해 노하우나 네트워크가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로인해 기존 여신업무 과정에서 축적된 기업분석 자료와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구조조정 분야에서 찾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KTIC와 KTB네트워크에서 공동투자한 동신제약의 일본 제휴사도 자사와 관련있는 업체라고 설명했다. 즉 기존 업무 노하우를 최대한 살릴수 있는 분야가 구조조정이라는 것.
연합캐피탈(대표 나의수)도 CRC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99년 4월부터 벤처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연합캐피탈은 지난해 10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엔 150억원을 벤처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하지만 투자의 기본전략은 구조조정투자에 맞춰져 있다. 그동안 신기술금융업 등록후 2년이 경과해야 하는 요건 미비로 CRC 설립을 연기했지만 올 4월이면 설립요건에 문제가 없다.
지난 74년 설립부터 초창기 벤처투자를 이끌었던 기보캐피탈(대표 이진철)은 기존에 주력해 왔던 벤처투자를 꾸준히 하면서 구조조정 분야에 진출해 기존 팩토링 등 기업여신 업무에서의 기업분석능력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 올해중 CRC를 설립해 본격적인 구조조정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산은캐피탈(대표 김재실)도 올 상반기 중 CRC 등록을 완료하고 산업은행과 기업정보 공유 등을 통한 업무 협력체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동시에 20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펀드도 결성할 예정.
한편 지난 99년말 이후 신기술금융업에 등록해 벤처투자 폭을 조금씩 늘리고 있는 나머지 여전사들도 CRC 설립을 통한 구조조정 사업 추진을 내부적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금력이 있는 여전사들이 구조조정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창투사들과의 과당경쟁이 예상돼 공동조합 결성과 정보 공유 등 협력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