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전문가들은 공공성을 강조한 영업에서 수익을 위주로 한 영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고객들의 일시적인 반발이 예상되지만 은행 서비스 이용과 이에 대한 비용부담을 고객들이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은행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른 영업방식은 피할 수 없다는 중론이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해 은행들은 외국계 은행을 중심으로 서비스 이용에 따른 수수료 징수 등 은행 거래에 따른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고객들에게 수수료를 부담케 하고 이용실적에 따라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은행들은 영업방식을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전환해 고객들의 반감을 최대한 줄인다는 방침이다.
제일은행은 국내 은행으로는 최초로 계좌유지 수수료를 징수해 수수료 징수의 물꼬를 텄다. 제일은행은 올초부터 은행계정과 신탁계정의 월간 총수신 평잔 합계액이 10만원 미만인 고객과 5만원 이상을 입금시 신규 계좌를 개설하는 방법으로 창구업무를 대폭 줄이고 불필요한 휴면계좌를 없애고 있다.
창구업무의 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자동화기기 이용의 확대도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주택은행과 한빛은행은 지점의 레이아웃 자체를 전면 개조해 직원과의 상담을 필요치 않는 고객의 경우 모든 업무를 자동화기기를 통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점 구성을 모두 바꾸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한미은행 등 일부은행은 이용실적에 따라 고객에게 포인트를 부여하고 우대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주거래화를 유도하고 자동화 기기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수수료 징수보다는 우대서비스를 통한 서비스 차별화로 이익은 높이면서 고객의 반감을 줄인다는 전략으로 수수료 징수는 아직까지 국내 여건상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이들 은행은 업무처리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자동화 거래와 인터넷뱅킹 등 저원가 고효율의 업무프로세스로의 전환으로 창구업무을 간소화하고 영업점 수익구조를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