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이라는 범주에서 보면 자산운용사나 투신운용사나 별 다른 차이점이 없는데도 자산운용사에게만 직판을 허용한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이에 대한 시정을 금감원에 요구하는 등 직판에 따른 불협화음이 지속되고 있다.
또 내달중 증권사에 도입되는 랩어카운트로 인해 투신사들은 고객을 직접 상대할 수 있는 채널이 없어지는 등 위기의식 마저 느끼고 있어 직판 허용은 꼭 필요한 일이라는 게 업계의 생각이다. 랩어카운트가 도입되면 단기적으론 투신사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는 판매사인 증권사들이 일임형 랩어카운트까지 도입될 경우 운용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투자와 운용까지 할 수 있어 투신 간접 상품의 메리트가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증권 및 투신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직판 허용을 계기로 투신사에도 이를 허용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투신사중 대형 투신을 제외한 중소형 투신사들은 비록 계열 증권사와 은행이 있어도 수익증권 전체 판매비중의 80~90%를 차지하고 있는 대형증권사를 제외하고선 판매할 엄두를 못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 중소형 투신사는 기관을 직접 상대해 운용보수를 높일 수 있는 직판을 강하게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판매사인 증권사들마저 랩어카운트 상품을 도입해 판매 채널을 뺏길 우려마저 있어 자칫 투신 상품의 경쟁력이 상실될 상황에 처해 있다. 여기에 일임형 랩어카운트가 허용되면 증권사들이 별도로 회사내에 운용조직을 만들어 고객 자산을 직접 투자하고 운용할 기미마저 보이고 있어 투신사들은 애를 먹고 있다.
이는 투신사 상품중 펀드간 차별화나 경쟁력이 별로 없어 증권사들이 이를 포트폴리오 대상에서 제외시킬 경우 고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증권사가 구성하는 자산풀에 펀드 구입이 활발해져야 투신의 경쟁력도 회복될 수 있지만 아직 펀드간 차별화와 특성이 없어 진퇴양난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사들은 직접 딜링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 자사의 상품 위주로 자산풀을 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