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전산시스템 구축과 실질적인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시스템 구축이 급류를 타고 있다.
최근 증권시장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면서 벤처캐피털들도 수익창출과 함께 내실을 다져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코스닥 시장의 급락으로 대부분의 벤처캐피털들이 엄청난 평가손을 입은 것도 전산시스템에 의한 투자기업의 적정주가 산정등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중요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벤처캐피털 들 중 한국기술투자, KTB네트워크, 한국IT벤처, TG벤처 등이 통합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최근에는 무한기술투자, 밀레니엄, 미래에셋창투 등 중형사들도 전산 시스템을 구축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KTB는 지난해 10월 오픈한 통합 전산 시스템인 iVANK 솔루션을 활용해 회계, 투자융자, 자금운용, 인사, 급여 등의 경영제반사항을 일괄 처리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한국IBM이 1년여의 연구끝에 개발한 솔루션이다. KTB는 이 솔루션이 환위험과 포션, 유동성 위험등의 분산과 투자업체의 평가 기준제시, 사후관리등의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KTB에서 사용하고 있는 솔루션은 자료산출과 시스템 활용측면에서 국내 특성에 맞지 않아 꾸준한 시스템 보완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벤처캐피털의 업력이 짧아 타 금융업의 경우처럼 다양한 전산시스템이 개발되지 않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지난해 말 한 중소업체와 공동으로 전산시스템을 구축한 한국기술투자도 현재 전산시스템을 통한 투자, 자금운용 등의 통합 관리가 되고 있지 않다. 즉 단순히 포트폴리오와 인사, 급여, 회계 처리 등을 각 기능별로 관리하고 있는 수준이다.
무한기술투자는 최근 지난해말 각자 대표체제를 도입한 이후 관리부문에 주력하면서 전산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무한기술투자 한 관계자는 “그동안 투자의향서 검토와 투자된 업체들의 DB화가 되지 않아 투자의사 결정시 과거 자료활용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중소형사들의 전산시스템 구축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투자업체수가 30개 미만인 소형사의 경우 굳이 전산시스템이 필요하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현재 중기청과 유관기관들이 계획하고 있는 투자현황 등 관련 자료 집계의 용이성을 위해서는 전산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벤처업계와 시장여건을 볼 때 벤처캐피털의 전산시스템 구축은 유동성, 환위험관리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이제는 생존의 문제”라며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킬수 있는 전산시스템들이 꾸준히 개발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