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를 기점으로 VAN업계의 시장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드시장이 활황을 구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VAN사들이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영업관행과 신규 진입사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인 시장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VAN업계에서 단말기 무상대여 관행은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에는 단말기 무상대여는 물론 가전제품에서 현금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규모의 리베이트도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단말기의 제조단가는 20~30만원선. 무상 공급된 단말기 숫자가 최소한 몇 만대에 이르고, 대리점과 분배해야 하는 거래건당 수수료가 90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수익구조의 취약성이 금방 드러나게 된다.
경쟁업체가 많은 반면 시장을 일부 업체가 독식하고 있다는 것도 변수다. 현재 거래건수를 기준으로 한국정보통신(KICC)이 절반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KSNET이 25%, 금융결제원과 한국신용정보(NICE), 한국신용평가정보(KIS), 한국부가통신(KOVAN), 바로체크(NCVAN) 등의 회사가 나머지 25% 정도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신규업체들이 VAN시장 공략을 선언하고 나섰다. 온라인 지불업체인 이니시스와 SK의 합작사인 한국모바일페이먼트서비스(KMPS)를 비롯해 7개 카드사가 자본금을 출자한 한국신용카드결제(KOCES), 재벌2세들이 대거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CCKVAN 등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단말기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문을 닫는 VAN사가 나오는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막대한 초기 투자비에 비해 회수시기가 늦은 VAN사업의 특성과 경쟁사의 공략이 본격화되는 시기적인 요소가 맞물려 올 한해는 VAN업계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영화 기자 yhle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