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이번 집계에서 빠진 지난달과 이번달 통계치는 전체액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점을 전제한다.
먼저 53개의 회사가 새로 생겨 148개로 늘어났고 투자조합도 123개가 신규 결성되었다. 창투업계에서 종사하는 임직원수도 지난해 933명에서 1386명으로 453명이 업계에 새로 뛰어들었다.
창업투자사들의 투자재원(조합 포함)은 총 6조 7533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서 신규로 1조 2936억이 조성됐다.
올 10월까지의 창투사의 투자잔액은 2조 5631억원으로 미확정 투자수익분을 제외할 때 전년에 비해 1조 2991억원이 순수 증가됐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양적으론 괄목할만한 증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투자재원 면에서 올해 늘어난 1조 2936억원은 창투사의 자본계정에서 4905억원, 조합 증가분 8030억원으로 신규 진입사가 53개인 점을 고려할 때 최종 결산수치에 따라 증가될 부분은 있으나 기존 창투사의 자본계정은 크게 늘어 나지 않은 것으로 해석돼 창투사의 대형화는 다소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 한해동안 창투사의 누적 투자잔액은 1조 3000억원 정도가 늘어나 조합을 포함한 순증 투자재원 규모와 맞먹는 수치이다. 따라서 일부 조합의 투자여유분 외에는 회사 자본계정에서 투자재원은 거의 바닥난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의 공격적인 투자와 하반기 코스닥 시장 침체로 자금회수나 창투사의 증자가 어려웠던 점이 맞물려 내년도 투자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조합결성의 경우 지난해에는 52개 조합 3540억이, 올해에는 123개 조합 6369억이 결성됐다. 수적인 면에서는 증가됐으나 평균 조합규모는 전년 68억에서 52억으로 줄어 몇몇 대형 창투사를 제외할 때 대부분 소규모의 전문 조합결성에 치중한 것으로 파악되나 이 역시 늘어난 창투사 수에 비해서 조합결성 능력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창투업계에 장기불황이 온다’는 시각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는 시점에서 신규재원의 유입이나 투자 회수도 불투명해 보이는 2001년을 앞두고 돌파구 찾기에 여념이 없는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의 내년도 활약을 기대한다. 올해 기반을 닦은 신생창투사의 약진과 업계 리더 역할을 할 대형사들의 노력에 새로이 유입된 우수인재들의 능력이 십분 발휘된다면 내년도 결코 어둡지는 않다.
구영우 기자 ywk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