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익 9000억원은 올해 국내 은행중 최고의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은행 보다도 몇천억이나 많은 규모다. 국민은행은 올해 6500억~7000억원의 당기순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환은행은 올해 충당금을 대폭 적립하고 코메르츠와 수출입은행의 6100억원 증자, 외환카드 및 환은증권 지분 매각에 따른 5000억원 매각익 등을 토대로 내년에는 클린뱅크 달성과 함께 당기순이익도 9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외환은행이 이처럼 어마어마한 규모의 당기순익을 자신하고 있는 데는 업무이익 외에 특히 누적결손금 적립에 따른 수천억원의 법인세 환급금이 내년말 유입될 예정인 것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2조원 규모의 누적결손금에 따라 내년도 환급되는 이연법인세 규모는 6000억원에 달한다. 내년도 이익 창출에 따른 부분을 가감하면 환급 이연법인세는 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이연법인세 환급금과 함께 내년도 영업에서 5000억원의 순이익을 내면 당기순익 9000억원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금융계 일각에서는 외환은행이 이연법인세 환급등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영업에서 5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낼 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내년도 경기 전망이 좋지 않은 데다 현재 진행중인 2차 은행구조조정이 끝나면 은행간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외환은행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제금융 부문 및 기업금융 부문등에서 승부수를 띄워 목표 순익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광범위한 해외 네트워크 및 코레스망을 적극 활용하고 국내외 영업의 연계 강화를 통한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외환 및 수출입 등 무역분야의 경쟁우위를 활용해 비금리 수입원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이밖에도 금감위가 제시한 1인당 영업이익 2억2000만원, ROA 2.1% 등의 실적을 올리겠다며 ‘재기’의 날개를 펼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