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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준 게이트’를 보는 업계의 눈

구영우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11-01 22:09

벤처 기업인 ‘벤처 이지매’있어선 안될 말/창투.중기청 새로운 투자문화 정착 아쉬워

김대중 대통령조차 ‘벤처재벌 놀음’이라 개탄한 정현준 사건에 이어 리타워텍파문, 현대건설 1차부도여파 등으로 벤처업계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정씨 사건에 대한 대책으로 국세청이 부실벤처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어서 ‘10월 벤처대란’이 ‘벤처종말론’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벤처기업 사장인 유력인사의 100억원대 뇌물수수에 대한 검찰내사설이 돌고 , 또한 세간의 주목을 받아왔던 대형벤처캐피털 사장이 유명벤처기업의 주식을 담보로 금고에서 대출받은 일을 놓고 업계에선 해석이 분분하다. 또다른 대형사건의 출현에 가슴을 졸이면서 어떤 불똥이 튀길 지 모두 바짝 엎드려 관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년간의 돈놀음 후유증, 즉 올 것이 왔다는 시각이다.

최근 홍콩계 기관과 투자유치 협상을 벌이고 있던 한 정보통신벤처 사장은 “순조롭던 협상이 일시에 중지되었다”라며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이처럼 벤처기업은 도매금으로 팔리고 있다. 몇 달 전만해도 벤처기업인들은 한국경제의 주춧돌로 존경까지 받았으나 지금은 벤처의 ‘벤’자도 꺼내지 못한다는게 현재 벤처인들의 푸념이다.

이러한 따가운 시선집중에 대해 벤처업계의 대표주자들이 적극 항변하고 나섰다. 정현준 사태로 인해 성실한 기업인들까지 매도되는 ‘벤처 이지매’가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다음은 업계를 이끌고 있는 인사들의 시각이다.

인터넷기업협회 이금룡 회장은 “이 사건은 머니게임식 경영을 통해서 벤처졸부의 신화를 꿈꿔온 특정계층이 빚어낸 결과일 뿐이고 벤처업계에서 반드시 척결되어야 할 비도덕적 행위로 인터넷벤처기업의 전반적인 문제는 아니다”라고 지적하면서 또”대부분의 인터넷 기업인들은 IMF와 닷컴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번 사건으로 벤처인들의 이미지가 손상되어서는 안되며 나아가서 인터넷 벤처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벤처캐피탈협회 김영준 회장은 “이번 사건은 그동안 벤처업계에 잠재된 일부분이 밖으로 표출된 것이며 관련업계가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며 “하지만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듯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벤처기업인의 모럴헤저드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정부도 일관성있는 정책을 펼치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기청 최준영 벤처기업국장은 “이번 사건은 일부 도덕성을 갖추지 못한 기업가와 일확천금을 노린 사이비 전문가들의 소행”이라며 “다만 정부차원에서 향후 벤처기업의 단순계열사확장을 막고 벤처캐피털들의 새로운 투자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입장을 피력했다. 이러한 가운데 업계일각에서는 소리없이 각자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 안철수닫기안철수기사 모아보기연구소의 안사장이 직원들에게 자신이 보유한 회사 주식 가운데 8만주를 무상으로 나눠 주었고 B2B전문업체인 티페이지(Tpage) 심은섭 사장도 보유주식 10만주(시가 10억원 내외)를 전사원에게 지급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김진호 전 골드뱅크 사장도 일본에서 엠스테이션닷컴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맹활약하고 있다.

대부분의 벤처캐피털 임직원들도 이번사건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고 있다. 즉 곪은 것은 빨리 제거하고 새로운 투자풍토가 정착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자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구영우 기자 ywk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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