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이성헌 의원은 금감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당초 8월21일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며 10억달러 외자유치를 약속했던 AIG 컨소시엄이 태도를 바꿔 정부가 현대투신에 빌려준 2조5,000억원 규모의 증권금융채권 만기연장과 금리인하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성헌의원은 AIG측의 이같은 요구는 대우자동차,한보철강 매각 무산 등으로 외자유치 실적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한국 정부의 약점을 파악하고 나온 초국적 자본의 횡포로,단순히 경제논리로 이를 수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성헌의원은 특히 AIG컨소시엄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로스차일드그룹의 윌버로스 사장은 지난 97년 IMF직후 경제혼란기를 이용해 한라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부채탕감 등을 통해 막대한 차익을 벌어들인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헌의원에 따르면 로스차일드는 97년 12월 한라그룹 부도사태가 발생하자 이른바 `로스차일드 구조조정 프로그램`이라는 명목아래 10억달의 투자를 약속하고 정부와 채권단으로부터 3조8,000원의 부채 탕감 등 각종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로스차일드는 실질적으로 10억달러 가운데 2억4,5000만달러만 투자했으며,그 대가로 1년만에 이자 300억원,성공보수료 500억원 등 막대한 이득을 챙기는 등 IMF극복을 위해 외자유치가 절실했던 한국 정부와 기업의 약점을 악용했다고 이의원은 밝혔다.
이성헌의원은 로스차일드뿐만 아니라 뉴브리지캐피탈의 제일은행 인수 협상, 메트로폴리탄의 대한생명 매각 협상에서도 초국적 자본의 횡포는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의원은 최근 로스차일드의 윌버 로스가 주도하고 있는 AIG컨소시엄 역시 이같은 요구를 되풀이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이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않을 경우 한국은 영원히 초국적 자본의 봉 노릇만 하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경 기자 ktit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