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1일자로 나이스채권평가 한국채권평가 KIS채권평가 등 3개사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채권시가평가기관으로 지정되고, 증권투자신탁업 감독규정 등 관련 법규가 정비됨으로써 민간 채권 시가 평가기관의 가격평가정보가 펀드의 순자산가치 산정에 활용하는 게 가능해졌다.
하지만 증권업협회의 시가평가 기준 수익률에 의한 시가평가 업무 관행으로 지금까지는 투신사와 채권가격평가기관의 정식계약이 이뤄지지 못했다.
26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새로 발매되고 있는 비과세 고수익펀드의 경우 펀드운용 및 평가의 투명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표준약관상에 투기등급채권이나 후순위채권의 경우 민간 채권가격 평가기관의 가격 정보를 활용하도록 명시함에 따라 투신권에 의한 채권가격 평가 전문기관의 평가정보 활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비과세 고수익 펀드를 발매하고 있거나 발매할 예정인 주요 투신사들은 어느 평가기관의 가격 정보를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자체적인 선정 기준을 마련하고 평가사들과 평가이용계약 체결을 추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8~9개 투신사가 채권평가기관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가격평가 모형 및 평가 프로세스의 신뢰성과 안정성, 채권과 관련한 부가 서비스의 질 등이 주요 판단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투신사와 계약을 활발히 추진중인 나이스 채권평가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 최고의 금융공학 전문가 집단인 KAIST와 공동 개발한 가격 평가 모형의 안정성, 채권시장과의 네트웍을 활용한 가격정보의 신뢰성 제고, 채권발행기업 정보 등 부가서비스 개발능력이 투신권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주요 투신사들에 의한 채권시가평가기관 선정 작업은 앞으로 여타 투신사들과 은행권의 선정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채권가격 평가업계의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현재 나이스채권평가는 동양 현대 대한 삼성 LG증권 등과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며 한국채권평가는 한국 삼성 등 13개 기관과 계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KIS 채권평가는 한국 동원 LG증권 등 6~7개 기관과 계약을 추진중이다.
한편 이번 투기등급 채권과 후순위 채권이 민간 가격평가기관의 평가대상에 포함된 데 이어 증권업협회의 시가평가 기준 수익률 테이블이 커버하지 못하는 FRN 및 주식연계채권도 조만간 민간 평가기관의 평가대상으로 지정될 예정이어서 민간 채권가격평가기관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경 기자 ktit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