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정현준(34) 한국디지탈라인 사장이 이번 사건과 관련된 이른바 `정현준 리스트`를 공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정.관계에서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와함께 코스닥에 등록된 다른 인터넷 지주회사들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회복세를 보이는 코스닥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전망이다.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 사장은 2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과 권모씨 등 사채업자들을 사기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이 부회장이 Y기업 등 코스닥 기업의 민원 해결을 위해 현금 10억원을 금감원 직원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사태가 자칫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지도 모르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는 특히 `3, 4일 후에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 부회장 등의 사채업자들과 연계된 금감원 및 정치권 인사들도 완전 공개할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이와 관련, 벤처업계 주변에서는 정치권과 관계 당국의 고위 관계자 6명이 이 부회장 등을 통해 한국디지탈의 `벤처 왕국` 건설에 개입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벤처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스닥 등록기업이나 유망 장외 벤처기업 상당수가 정치권이나 관계의 유력인사들을 후견인으로 영입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올들어 인터넷 지주회사로 변신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던 코스닥 기업들의 경우 투매성 물량이 나오기 시작하는 등 이미 `정현준 쇼크`의 영향권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정 사장은 동방금고 불법대출로 금감원에 의해 고발을 당하자 금감원 현직 국장에게 주식과 거액의 현금을 건넸다고 주장하며 `물귀신` 작전으로 대응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의혹을 사고 있는 장 모 국장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장 국장의 주식취득이나 금품수수가 드러날 경우 의법조처할 방침이다. 앞으로 정현준 사장의 추가 폭로나 검찰 수사 진전에 따라 정.관계 고위직 인사의 주식 보유나 금품 수수가 적발될 경우 이번 사태는 엄청난 폭발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창호 기자 ch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