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정부가 추진한 공기업의 민영화로서 KTB는 지금까지 가장 모범적인 사례이다. 공기업중 국정교과서 한국종합기술금융(KTB) 대한송유관공사가 민영화 됐고 포철 한전의 DR발행과 가스공사 담배공사의 상장도 끝났지만 최근 가장 큰 경영실적을 올린 곳은 KTB뿐이다.
여기에는 권성문 사장의 경영능력이 십분 발휘되었다고 볼 수 있다. M&A전문가에서 CEO로의 변신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사실 권사장은 동국제강 재직시부터 M&A를 시작했고 이후 한국종금에서는 오호근사장 밑에서 M&A업무를 계속 진행했다. 그리고 미국 유학 중에는 상당한 휴먼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귀국해서는 이러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기업인수합병 업무를 하다 군자산업(現 미래와 사람) 대표로 취임했고 이후 이 회사를 인수해 KTB의 모회사로 키웠던 것이다.
KTB 인수 이후 권사장의 과감한 인사개혁과 경영혁신은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정책과 맞아 떨어졌고 동시에 불어닥친 벤처태풍은 그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그리고 지금은 500여 벤처기업을 거느린 벤처재벌(?)로서 업계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하지만 급성장속에는 여러 리스크가 내재되어 있다. KTB네트워크는 정부의 벤처정책과 이에 따른 주식시장 활황의 수혜자로서 성장했기에 최근 흔들리는 벤처정책과 코스닥 시장에 따라 KTB네트워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름철만 되면 뭉텅이로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구조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KTB네트워크는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21일 지적한 코스닥시장 침체에 따른 투자주식의 시장 등록 및 회수의 어려움을 직시하고 유동성 관련지표 저하 문제에 대해서 심각히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일부 인사는 KTB네트워크가 흔들리면 한국 벤처기업이 무너진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따라서 KTB네트워크는 무분별한 회사 확장보다는 벤처기업 사후관리와 자체 내실을 기할 때이다.
한창호 기자 ch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