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를 맞아 고객을 관리하는 환경이 변하고 있어 이같은 발빠른 대응력은 당연한 행보로 볼 수도 있지만 현재 증권업계 CRM구축은 단지 유행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즉 국내 증권사들은 CRM구축이라는 기술적인 문제에 치중해 CRM을 어떻게 이용해 실질적인 고객마케팅을 만들고 수익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만들어내느냐에 대해 분명한 해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업계 내부에서도 CRM구축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많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CRM도입이 CRM에 대한 명확한 개념없이 외국사례를 통한 일방적인 주입식 개발로 시작된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말한다.
또한 증권사들은 이미 구축해 논 데이터웨어하우징(DW)과 DB마케팅 시스템도 제대로 구축,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어 프론트 오피스형 CRM를 완성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통 선진사례를 통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관행처럼 되어있지만 CRM의 경우 시스템트레이딩 홈트레이딩 시스템등과 같이 단편적인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쉽지만 증권사들은 시스템 구축후 이용범위에 대해서 철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가 CRM을 구축하고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가장 큰 걸림돌은 백오피스형 CRM과 프론트 오피스형 CRM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연계시키느냐가 관건이다.
국내 증권사 환경을 보면 대체로 고객을 관리하는 것은 영업점 직원들이고 그나마 고객 전체 50%도 안되기 때문이다.
CRM 구축으로 본사차원에서 모든 고객들을 관리하고 마케팅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환경을 데이터베이스화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영업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고객관리장부에 들어있는 고객정보를 컴퓨팅하고 이외에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받아야 하는 등 시스템 구축보다 더 큰 작업들이 산적해 있다. 또한 이같은 전산 외적인 고객데이터의 온라인화에 따른 잡음도 해결해야 한다.
즉 영업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노하우로 남아있는 고객세부사항을 컴퓨팅하도록 유도해야 하면 관리 밖에 머물러있는 고객들까지도 자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본사의 무리한 온라인화가 가져오는 오프라인과의 마찰도 다시한번 생각해야 한다”며 “이같은 대처방안 없이 CRM을 구축해봐야 어떤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상연 기자 syli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