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형 5개 손보사는 ‘고보장’을 표방하며 기존 자동차보험보다 40%가량 비싼 고급형 자동차보험을 시판하고 있다. 여기에 제일화재가 이들 5사보다는 가격대가 낮은 고보장 상품을 선보이면서 가격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대형사들이 리젠트화재가 주도하는 저가 전략과 상반되는 고급형 자동차보험을 개발하게 된 것은 보험료 수준보다는 고품질의 보상을 원하는 계약자를 집중공략하기 위해서였다.
대형사의 한 관계자는 “이 상품은 모든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고소득층과 보험료 할인계층을 겨냥하고 만든 것”이라며 “고급형 자동차보험은 앞으로 개발될 자보상품에 비해볼 때 서막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현재 상위권 손보사들이 심혈을 기울이는 상품은 3년 만기의 환급형 자동차보험이다. 그동안 무사고 운전자들은 1년만기 소멸형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서 불만이 많았다. 몇 년씩 무사고임에도 불구 보험료가 고스란히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사고가 없는 고객들은 그만큼 환급받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이에 보험기간을 3년으로 하고 이 기간동안 무사고로 보험금을 지급받지 않은 우량 계약자들에게 보험료를 환급해주는 상품을 개발키로 했다. 기존의 자동차보험에 장기 운전자보험을 첨가키로 한 것이다. 그러나 금감원의 인가를 받기까지는 다소 진통이 예상된다. 장기보험 성격이 가미되기 때문에 금감원으로서도 신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리스크 세분형 상품개발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품은 고객이 원하는 보장을 강화하면서 보험료는 저렴하게 설계할 수 있기 때문에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상품이 개발되고 있다.
이는 자동차보험으로 커버할 수 있는 모든 위험을 세밀하게 나눈 다음 계약자로 하여금 선택해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맞춤형 상품이다. 이 상품이 출시되면 계약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담보에만 가입하기 때문에 고급형보다 보험료를 저렴하게 스스로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만기환급형 자동차보험과 리스크 세분형 자동차보험 등이 출시될 경우 자동차보험 시장은 현재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순보험료마저 자유화되면 어떤 상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성패가 엇갈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사가 가세하고 자보 전문 보험회사가 등장할 경우 기존 손보사들은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게 된다”며 “이 경우 우수한 보상 서비스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은 회사들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성희 기자 shfre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