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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3개 금융기관 묶는 ‘큰 통합’ 구상

문병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7-29 23:20

득과 실 저울질 내달 중순 ‘윤곽’

삼성증권이 3개의 금융기관을 함께 묶는 큰 틀의 통합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삼성투신증권 합병 건은 단순히 이 업체만 인수하려는 게 아니다”며 “1~2개 업체가 더 포함되는 큰 틀의 합병구도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삼성증권은 최근 장고에 돌입했다. 만일 이러한 통합구도가 실현된다면 연초 대외적으로 밝힌 삼성 계열의 금융사를 모두 아우르는 ‘금융 삼성’의 첫 단추를 꿰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계열 금융회사는 생명 증권 신용카드 투신운용 투자신탁증권 생명투신운용 할부금융 화재 선물 등이다.

여기에다 삼성생명에 피흡수설이 퍼졌던 영남종금이 삼성증권의 새로운 통합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 큰 틀 합병 누가 포함되나 = 27일 증권거래소는 삼성생명측에 영남종금과의 합병설에 관한 공시를 요구했다. 삼성생명은 영남종금이 영업 정지됐던 지난 5월부터 종금사 인수자로 끊임없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연말께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이는 생보사 상장 문제 때문에 종금에 눈을 돌릴 겨를이 없어 보인다. 영남종금 관계자도 “삼성생명이 후순위채 200억원 어치를 갖고 있다고 해서 인수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연고지가 대구이므로 삼성측에 피인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삼성증권이 삼성생명을 대신해 영남종금 합병을 검토중이란 전망이 급부상하게 됐다. 영남종금이 영업정지가 풀리는 8월 23일까지 모든 검토를 마쳐야 한다는 시일상 촉박함 때문에 급하게 실무작업이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증권가에는 예전부터 준비중이던 삼성투신증권과의 합병설로 축소되며 누출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 관계자는 “삼성투신증권은 합병 대상의 일부분일 뿐이다”며 “합병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혀 이러한 추론을 뒷받침했다. 따라서 영남종금 삼성투신증권 삼성증권등 ‘종금-투신-증권’이 합치는 금융기관간 통합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 대구 연고 금융기관 삼성이 책임진다 = 대우사태 이후 현대그룹의 분할 방안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재벌개혁에서는 삼성도 예외일 수 없다. 이 때문에 삼성은 연초 그룹 효율화를 기치로 계열사 가지치기와 사업본부제를 지주회사제로 바꾸는 등의 단계적 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구지역의 급격한 금융기반 붕괴로 재계에서는 삼성이 일정한 책임을 맡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요구가 대두됐다. IMF이후 흔들림 없는 항해를 하고 있었던 삼성號에도 외풍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투신 관계자는 삼성증권과의 합병설에 대해서 “대구지역 문제가 합병작업에서 해결해야 할 최대 난제”라고 말해왔다. 영남종금 관계자도 “같은 연고지역인 삼성그룹에 피인수 되는 게 가장 최선의 방책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 삼성증권 장고 돌입 = 삼성증권의 고심은 영남종금과 삼성투신증권이 시장에 부실사로 각인돼 있다는데 있다. 삼성투신 관계자는 “언론에서 합병을 부실문제로만 집중시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합병문제는 구조조정 차원이 아니고 금융산업 전반의 재편 관점에서 봐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삼성의 이러한 항변에도 불구하고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시장이었다. 삼성투신과의 합병설이 나오자 삼성증권 주가는 급락하고 있다. 삼성투신증권도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의 입장에서는 합병의 득실에 대해 어떻게 시장을 설득해 갈 것인지 과제로 남게 됐다. 영남종금과 삼성투신증권의 부실 뿐 아니라 삼성증권 자체의 부실도 투명하게 밝히고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합병이 실현 단계에 접어든 후 합병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 청구권 때문에 통합비용이 급속도로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 검토의 끝은 언제 = 삼성증권 관계자는 “연말까지 삼성투신증권과의 합병문제를 매듭짓겠다고 한 약속은 못 지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영남종금이다. 영남종금은 영업정지가 끝나는 8월23일까지는 어떻게든 회생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예금보험공사로 편입돼 또 하나의 공적자금 투입 요인이 발생하게 된다. 정부로서도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3주 후인 8월15일을 전후해 합병에 대한 포괄적인 계획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와 맞물려 삼성투신증권에 대한 검토작업도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의외로 빨라질 수도 있다. LG증권이 LG종금을 인수하던 지난 가을 일사천리로 합병작업을 진행하면서 내외부의 불협화음을 최소화 시켰던 전례도 있었기 때문이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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