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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브랜드마케팅 시대 활짝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7-19 23:30

금융기관의 미래는 이름짓기에 달렸다

금융기관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브랜드’를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지금까지 금융기관 경영에서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했지만 앞으로 금융시장은 수요자 시장으로 정착되면서 시장경쟁력은 고객이 인식하는 금융기관의 친밀도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해외은행들은 이러한 흐름에 따라 이미지 제고에 노력을 기울여 브랜드화에 전력하고 있다. 시티뱅크의 CI프로젝트나 리볼빙카드가 대표적인 예라는 것.

우리나라는 90년대 초 하나은행을 필두로 금융 브랜드마케팅이 시작돼 고객들로부터 친근한 이미지 얻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진행됐다.

이후 후발 은행들을 중심으로 기업이미지 개선 작업이 진행됐지만 단순히 시각적인 측면만을 고려해 각 금융기관들의 고유한 이미지 구축에는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의 사명은 80년대까지는 한자어 일색이었다. 대표적인 한자어 이름에는 지역을 나타내는 서울신탁은행, 부산은행 등을 비롯 국책의 목적을 나타내는 상업은행, 외환은행, 장기신용은행, 기업은행, 주택은행과 그 외에 제일은행, 한일은행 조흥은행, 대신증권, 신영증권 등이 있었다. 증권사는 은행이나 대기업명을 딴 회사들이 많았는데 대우증권, 삼성증권, 동부증권, 동양증권 등이 여기에 속한다.

90년대 접어들면서는 한글 이름이 나타났는데 하나은행, 보람은행, 나래종금, 한길종금 등의 한글 이름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시작했다.

IMF를 맞으며 금융환경이 글로벌화되면서 증권사와 자산운용회사를 중심으로 영어권 이름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메리츠증권 , 대유리젠트증권, 굿모닝증권, 마이다스자산운용, SEI에셋코리아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영어권 이름은 전문성과 외국자본과의 연계를 암시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선진 이미지와 안정감을 줄 수 있다.

이러한 금융환경 전반의 글로벌화, 선진 투자기법의 도입, 외래합작의 증가 등으로 인해 앞으로의 금융기관명은 많은 부분이 영어로 바뀌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메타브랜딩(www. metabranding.com)의 박항기 사장은 “전반적 흐름이 글로벌화된다고 모든 회사가 이러한 경향을 공식처럼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사장은 “국민은행과 장기신용은행의 합병시 사명을 국민은행으로 그대로 유지한 것, 조흥은행과 강원은행 합병시 조흥은행을 유지하면서 CHB라는 영문사명을 병기해놓은 것은 기업명을 브랜드자산으로 인식하고 의사결정을 한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사장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한 자산규모 1위 합병은행의 사명을 한빛은행으로 바꾼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의사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박사장은 “통상적으로 한글이름은 한자이름 보다 친근성은 높지만 규모면에서 열등한 이미지를 가진다”며 “사명을 친근한 한글이름으로 정함으로써 자산규모 1위의 역사성을 지닌 은행이 일순간에 후발은행으로 포지셔닝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도 회사명을 바꾸어 이미지변신에 성공한 예를 찾을 수 있다. 쌍용투자증권이 굿모닝증권으로 개명한 것은 과거 부정적으로 작용하던 쌍용그룹의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재기한 대표적인 사례. 반면 지나치게 변신해 오히려 반감을 일으킨 예도 있는데 국민상호신용금고의 새로운 사명인 오렌지S&F가 대표적 사례라는 것. 주요 공략 타깃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신세대적인 감성으로만 접근해 금융기관이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고유 이미지를 노친 경우라는 지적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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