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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정상영업` 해도 끝이 아니다

송훈정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7-10 08:04

곳곳에서 마찰…조직 내부갈등 심각

금융산업노조가 11일 총파업을 강행해도 은행들은 ‘정상영업’이 가능하다고 소리 높여 주장하지만 점포문을 열고 영업을 하더라고 문제가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주 국민 주택 외환 조흥 한빛 서울 평화은행 등은 노조가 파업에 참여해도 비조합원과 계약직 등을 투입해 정상영업이 가능하다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발표했다. 은행들은 계약직을 포함하면 조합원 비율은 낮은데다 파업에 반대한다고 투표한 일부 조합원들이 영업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중요시설인 전산설비 등에 외부 인력을 들여오거나 직원들을 대거 투입해 철통같이 경비를 세우는 계획을 짜는 등 ‘정상영업’의 기치를 드높이며 노조파업 김빼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도 나름대로 전술을 짜며 조합원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각종 방법으로 독려에 나섰다. 노조는 “본점 직원 및 계약직 등을 투입해도 예금 입출금 정도의 단순업무만 가능할 것”이라며 “설사 외환 당좌 등 다른 업무가 진행돼도 비전문가나 예전에 해당 업무에서 손을 뗀 사람들이 잘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정상영업 여부는 파업에 실제 들어가봐야 알 수 있겠지만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파업에 들어가기도 전에 각 점포에서 상위직 간부들과 하위 노조원간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택은행 한 점포에서는 점포장이 직원들에게 푸른색 파업복을 벗으라고 지시해 마찰을 빚었고 국민은행도 일부 점포에서 노조원을 파업전진대회에 불참시킨 문제를 놓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었다.

또한 여러 가지 이유로 파업에 불참을 선언한 은행노조와 파업에 참여하는 은행 노조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나 파업에 불참한 은행 내부의 노조와 직원들간의 괴리감도 커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총파업이 진행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여러 가지 모습을 예상할 수 있다. 정부와 금융노조간 극적인 협상 타결에 따른 파업 조기 종결, 또는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극한 상황이 전개되고 직원들간의 단결이 강화되거나 노조가 강제 해산되는 상황 등 결과가 어떤 것이던 간에 파업참여 여부 등의 문제로 직원들간에 ‘동류의식’이 없어지는 것은 큰 문제로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산별노조는 힘을 잃을 것이고 정부와 사측은 더욱 쉽게 은행 구조조정과 인원감축을 해나갈 수 있게 된다.

결국 금융산업노조의 ‘총파업 강행’과 은행의 ‘정상영업 주장’의 갈등은 대다수 언론과 정부의 ‘파업참여 여부로 은행 구조조정이 저절로 된다’ , ‘경제위기가 또 온다’등의 여론 몰이식 압박으로 파업이 흐지부지됨으로써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경우 국민의 입장에서 정부를 감시하는 일이 약화되고 피고용인 입장에서 사용자 측을 견제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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