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증권사들 사이에서는 은행과 투신, 종금사로 이어진 구조조정의 불씨가 연내에 증권업까지 번질 것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을 정도. 이같은 상황에서 증권사들도 생존을 위해 차별화된 수수료 정책을 통한 포지셔닝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그동안 위탁수수료 인하는 증권사들 사이에 일종의 금기로 여겨져 담합이라는 비난이 컸다. 물론 LG투자증권의 일반위탁수수료 0.45% 인하 이후에도 대신·대우 등이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내려 이런 비난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게 사실. 또한 고객별로 수수료를 차등화하긴 했지만, 서비스 제공여부 등에 따른 질적 차등이 아니고 수익 기여도에 따른 양적 차등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처럼 투자자문이나 추가 정보 등의 제공여부에 따라 수수료를 달리 가져가는 선진화된 방식이 필요할 것”이라며 “사이버 수수료의 경우에도 비용분담 차원에서 제휴은행, PC, 사이버지점 등 거래 채널에 따라 수수료를 세분화하는 방식도 검토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특히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증권 등 일부사는 아예 수수료를 내리지 않는 전략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 최철규 마케팅팀장은 “과거처럼 무조건 타사 수수료를 따라가진 않을 것”이라 전제하고 “이미 고객에 대해 보너스포인트 시스템을 통해 거래에 따른 보상을 주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리서치 부문에 재투자를 늘리는 대신 수수료를 인하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올 하반기나 내년초엔 고객의 투자성향을 세분화하고 맞춤서비스를 제공해 그에 따른 수수료를 차별화해 적용하는 방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futures@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