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투자증권을 비롯한 중소형증권사들의 위탁수수료 인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다간 BEP수준을 맞추기는 커녕 오히려 수익성 악화를 가져오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이는 LG투자와 대신증권이 위탁수수료를 내렸지만, 대우 현대 삼성 등 대형증권사들이 여전히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곤혹스러워하는 데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또한 사이버수수료까지도 또 한차례 인하 경쟁이 예상되고 있어 고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시스템 확충이나 다양한 서비스 개발 등을 등한시할 가능성도 크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증권사 실무자들이나 사장단에서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각 증권사 사이버 부서장들이 처음으로 회의를 소집해 그동안 지나친 양적 경쟁에 대한 자성론을 심각하게 제기하며 공멸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모았다는 것. 최근 사장단에서도 지난해부터 논란이 되어 온 증권사의 IP(정보제공사업)업무 등 수수료 인하분을 만회할 수 있는 대체 수익원 확보를 당국에 건의키로 했다.
이와 관련 현대증권 관계자는 “투자자와 당국으로부터 이중으로 수수료 인하 압력을 받고 있어 수수료 인하는 여전히 검토 중”이라며 “수수료를 내릴 경우 대체 수입원이나 차별화할 수 있는 서비스도 없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수수료만 내리는 건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즉 수수료를 내리지 않고도 고객을 유지할 수 있으려면 차별화된 무엇인가가 필요하지만 현재 증권사들로선 마땅한 ‘무기’가 없다는 설명.
이와 함께 무분별한 수수료 인하경쟁이 계속될 경우 시스템 확충이나 제휴 서비스, e-비즈니스 등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해져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세종증권의 사이버 수수료가 0.025%이지만 이중 22%이상이 거래소 등에 각종 수수료로 내야하기 때문에 실수익은 더욱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이정훈 기자 futures@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