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금감원이 증권사와 PC방간의 독점 제휴를 금지하고 증권사의 사후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지침을 발표하며 증권사간 과당경쟁에 제동을 걸자,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삼성과 현대증권 등 일부 대형사는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한채 고민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LG투자와 신한증권 등이 먼저 PC방과 제휴를 맺고 사이버영업을 강화하고 나서자 삼성증권은 PC방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자사 HTS만을 사용토록 하며 우수 고객에게 월 150시간까지 사용료를 대납해 주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증권도 한글과컴퓨터사와 손잡고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PC방을 모집해 독점 제휴를 맺으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금감원 지침이 발표되자 현대증권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혼선이 빚어졌고, 삼성증권도 기존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것. 이와 관련 현재 삼성증권측은 “새로운 방향으로 PC방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만 있을 뿐 아직 정확한 포지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밝혀 독점행위와 불법 가격경쟁 금지에 대한 구체적 시정 방안이 나오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고객확보에만 혈안이 돼 제휴 PC방에 대한 사후관리는 하지 않은 것도 사업 추진을 주춤케 하는 요인. 특히 금감원 지침에 따르자면 증권사별로 따로 보안 장치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이 또한 부담되는 부분. 현재 삼성, 현대증권 등은 별다른 대책없이 사내 의견만 분분해 금감원의 명확한 입장정리만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테크놀로지 자체가 급변하기 때문에 따로 보안장치를 지정한다는 것도 무리”라며 결국 증권사들 스스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는 설명이다.
김미선 기자 una@kftimes.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