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벤처기업에서 증권사 직원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탁월한 ‘맨파워’. 은행이나 투신사 등 타 금융기관 종사자에 비해 발빠르면서도 벤처기업이 요구하는 업무 노하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
이같은 열기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증권시장이 가열되면서 타업종에 비해 고소득을 올렸지만 대우, 현대, 삼성증권 등 대형사를 중심으로 직원들의 이직은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
한 대형사 관계자에 따르면 매번 인사 발령 때마다 2~3명씩 이직자가 생기고 있다는 설명. 실제 올들어 회사 규모를 불문하고 대부분 증권사에서 10명 안팎의 직원이 이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남아있는 직원들도 보통 몇 개 벤처기업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특히 기획, 마케팅, 리서치, 기업금융 등 주요 부서 직원들의 경우 계속 쏟아지는 오퍼에 시달리고 있다. 한 증권사 직원은 “요즘 증권가에서는 벤처기업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못받으면 무능력하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라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일부에서는 창업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한 대형증권사 인터넷사업팀장은 직접 인터넷관련 벤처기업을 창업하기 위해 사표를 내놓은 상태. 이외에도 증권사 주식운용, 리서치 담당 실무자들의 창업소식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증권사별로 계약직 비중이 늘어나는 것도 이들의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futures@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