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민은행이 최종 인수의사를 철회해 사실상 SK그룹이 유력시 됐으나 그동안 자금여력이 의문시됐던 영풍그룹의 모기업인 고려아연이 해외 금광개발 사업의 순항으로 생각보다 자금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알려져 의외의 변수로 등장했다.
반면 SK생명은 자금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어 묘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IFC도 미국계로 알려진‘트리플 A급 회사’라고만 언급한 외국 생보사와 컨소시엄을 구성, 인수에 뛰어들 전망이어서 한층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7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SK생명은 단독적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 그룹 차원에서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나 계열사마다 자금출연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 SK생명은 현재 단독으로 인수할 만큼 자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실상 계열사 출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가 재벌 계열사간 상호출자를 통한 금융기관 인수를 막고 있어 SK그룹이 인수해 합병하는 방식을 취하면 편법성의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SK생명은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영풍그룹은 상대적으로 업계 경험이나 한덕생명 인수로 자금여력이 없을 것으로 우려되어 왔으나 의외로 풍부한 자금여력과 의욕으로 만만치 않은 인수자 물망에 오르고 있다.
영풍의 모기업인 고려아연측은 현재 인수가 진행중인 한덕생명의 인수를 포기하더라도 반드시 국민생명을 인수하겠다는 전의를 보였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한덕생명과 국민생명을 함께 인수해 생보업계의 진출을 이뤄낸다는 게 그룹의 방침”이라는 것.
IFC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입찰참여는 확실시되고 있다.
IFC는 한때 뉴욕생명과 컨소시엄으로 국민생명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으나 뉴욕생명이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매각금액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 무산된 적이 있다.
현재 IFC는 금감원이 제시한 인수대금 1000억원을 내락한 상태로 전과는 달리 대주주로 출자해 입찰에 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액주주로 참여할 생보사가 뉴욕과 마찬가지로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금감원은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IFC는 국민생명 매각을 질질 끌어 발목을 잡힌 적이 있고, SK생명은 재벌사라는 점에서 언론이 부담스럽고, 영풍은 신생업체로 검증이 되지 않아 불안하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수 기자 pys@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