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은행은 내주부터 전산자회사 설립과 본격적인 아웃소싱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착수 하게 된다.
평화은행측은 전산자회사 설립을 진행하면서 금감원이 요구하는 요건에 맞춰 보안성승인도 신청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토털아웃소싱에 들어갔지만 전산기획과 개발 및 운영업무에 대해 산업은행이 간여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를 가져가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은 삼성SDS와의 계약기간이 고작 1년에 불과하다. 재계약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토털아웃소싱이 통상 5년 이상의 장기적인 계약인 점에 비추어 보았을 때 과도기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산업은행이 선택한 토털아웃소싱이 다분히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포커스를 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평화은행이 전산자회사를 출범시키면 평화은행내 정보시스템부의 기능은 완전히 자회사로 이관되며 전산개발과 운영뿐만 아니라 전산기획업무까지 전산에 관련된 모든 업무를 자회사에서 맡게된다.
이미 지난해 7월 삼성SDS의 과천 데이터센터로 전산장비의 일체가 이전된 상태기 때문에 아웃소싱 추진에 따른 번거러운 작업들은 더 이상 없다.
앞으로 전산자회사는 평화은행의 IT추진계획을 주도하고 독자적으로 수익사업을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평화은행측은 이번 전산아웃소싱의 의미를 합작사 설립을 매개로 한 전략적 제휴관계로 설명하고 있다.
삼성SDS의 IT기술력과 평화은행 금융부분의 영업력을 하나로 묶음으로써 전산운영관리 뿐만 아니라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
한편 금감원의 이번 결정은 재벌의 금융지배력을 우려하고 있는 당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산자회사라는 ‘절충안’이 받아들여 졌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당국은 은행권에 공문을 보내 전산아웃소싱 형태를 통한 재벌의 금융지배력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대형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한 토털아우소싱 논의는 사실상 중단돼 왔다.
따라서 이번 일을 계기로 한빛은행과 국민은행등 지난해 초부터 토털아웃소싱을 계획했던 대형 시중은행들이 본격적으로 토털아웃소싱 논의를 재개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은행들은 차세대시스템 구축이 어느정도 완료되는 시점인 내년 상반기중으로 토털아웃소싱 논의를 재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한 전산자회사방식이 은행권 전산토털아웃소싱의 한 형태로 자리잡게 된다는 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공동출자 방식을 통해 아웃소싱 업체의 전횡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당국의 긍정적인 입장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결국 아웃소싱 능력이 있는 업체들이 사실상 재벌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소한의 방어막을 갖춘 전략적 방법론으로 파악될 수 있다.
또한 전자금융부분의 비중이 계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IT업체와 금융권의 새로운 전략적 제휴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김춘동 기자 bo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