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번 주초까지 인수의사를 밝힌 LG화재, 영풍그룹, SK그룹, 국민은행 등에 투자의향서를 보낸 다음 2주후 투자제안서를 받아 최종 인수업체를 선정해 매각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금감원의 인수 조건도 윤곽이 드러났다.
금감원은 다수의 인수자가 나선 만큼 공개입찰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피인수 생보사 노조의 반발을 의식해 고용승계를 최대한 감안하겠다는 입장이다.
매각대금은 국내업체가 인수할 경우 뉴욕생명에 제시한 845억원보다 훨씬 많은 100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승계도 주요 선정기준을 삼아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입찰업체들간의 치열한 각축이 예상된다.
인수가 가장 유력시되는 SK그룹은 이미 그룹내 최고경영층에서 인수검토쪽으로 가닥을 잡고 적극 나서고 있다.
SK그룹은 인수대금도 대략 정부가 제시하는 수준을 수용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고용승계도 100%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어서 금감원의 가이드라인에 가장 근접해있다.
그러나 SK그룹은 국민생명 인수에 나서면 정부가 최근 벌이고 있는 정부의 재벌 몸집줄이기에 역행한다는 점에서 언론의 눈총을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공개입찰보다는 마지못해 인수하는 식의 수의계약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변수가 되고 있다.
최근 한성생명을 인수한 LG화재도 우선순위로 지목되고 있다. LG그룹으로부터 분사해 한성생명을 인수한 LG화재는 한성생명의 규모를 가지고는 생보진출이 여의치 않다는 판단아래 국민생명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LG화재는 그룹에서 분사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으로 여길 만큼 생보업진출에 의욕을 보여 SK와 접전이 예상된다.
LG화재는 국민생명이 LG그룹과의 관계회사였던 점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며, 미국 4대 생보사의 하나인 하트포트사와 공동인수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중 유일하게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국민은행은 금감원의 권고에 따라 국민생명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단지 검토 단계이며 참여여부는 미결정 상태”라고 밝히고 있으나 국민은행도 만만치 않은 인수후보자로 꼽힌다.
방카슈랑스라는 시대적 흐름에 은행이 지주회사인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전환이 자연스럽다는 점에서 금감원도 은근히 밀고 있는 분위기여서 SK-LG화재 사이에 국민은행이 다크호스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한덕생명 인수에 들어간 영풍그룹도 국민생명 인수의향을 내비치고 있다. 영풍의 모기업인 고려아연 관계자는 “정부의 인수조건을 검토한 후 인수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한덕과 함께 국민도 인수해 본격적으로 생보업에 진출한다는 게 그룹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용수 기자 pys@kftimes.co.kr